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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안동출생 독립운동가·시인 이육사 ‘청포도’가 ‘264 포도주’로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5.29 19:43 수정 2019.05.29 19:43

안동시는 한국독립운사로 볼 때, 임청각(臨淸閣)의 99칸 대저택에선 상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서부터 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유서 깊은 곳으로 국가현충시설이 있는 곳이다. 또 한국시인사로는 이육사 시인의 출생지이다.
이육사 시인의 본명은 이원록(李源綠)이다. 이육사란 이름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불운하게도 왜경에 붙잡혀 옥살이를 할 때에 붙은, 수인번호인 264에서 비롯됐다. 이육사 시인의 대표작인 ‘청포도’의 포도는 그냥의 포도가 아니고, 왜 하필이면, 청(靑)일까, 바로 젊은 독립운동가의 뜻일 것으로 짐작한다. 익는다는 것도, 조선독립이 익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여긴다. 이를 현실적으로 보면, 독립자본과 일자리로 생각한다.
이육사 시인은 1927년에는 장진홍(張鎭弘)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 투옥됐다. 이밖에도 1929년 광주학생운동, 1930년 대구 격문사건(檄文事件) 등에 연루되어 모두 17차에 걸쳐서 옥고를 치렀다. 민족의 독립을 한해를 앞둔 1944년 1월 베이징 감옥에서 옥사했다. 그의 육신은 왜경의 옥살이로 죽었지만, 독립정신과 푸른 그의 시혼(詩魂)은 지금도 살아있다.
살아있는 그의 시혼이, 그의 대표작인 ‘청포도’가 포도주로 그의 고향인 안동시에서 환생(還生)했다. 독립운동의 본고장인 임청각의 안동시서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란 이름인, 264를 딴, 포도주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안동시는 ‘264 청포도 와인’의 자체생산을 위해 이육사 고향인 도산면에 와이너리(winery)를 완공하고, 지난 28일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소식은 권영세 안동시장, 조영일 이육사 문학관장 등 내빈과 와인제조 관계자, 포도재배 농업인들이 참석하여, ‘264 청포도 와인’ 출시와 개소를 축하했다. 특히 이육사 선생의 유일한 혈육인 이옥비 여사도 자리를 함께해 뜻을 더했다. ‘264 청포도 와인’은 지역 출신이자 민족 시인인 이육사 선생 시(詩)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육사 선생의 생가 인근에서 청포도를 재배한다. 다음달부터 자체생산, 시판한다. ‘264 청포도 와인’은 750㎖ 1병 3만3천 원에 판매한다. 국내·외 와인 어워드(Award)출품을 지원하는 등, 지역의 명주로 자리 잡도록 힘쓸 계획이다.
청포도를 재배한, 안동시 농업기술센터는 도산면 일원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부터 농촌진흥청과 함께 본격적으로 청포도 지역 적응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이후 청포도 재배의 규모화를 위해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작목반을 결성, 재배기술 교육을 진행했다. 현장 지도로 청포도 재배 단지 기반조성에 힘을 쏟았다. 지난 2017년 경북도 지역특화사업 공모에서 우수 사업모델로 선정돼, 2억4천만 원의 사업비를 받았다. 총사업비 3억 원으로 현재 도산면 토계리에 5톤의 숙성 탱크를 갖춘 와인제조시설을 건립했다. 청포도작목반 회원으로 활동했던 농민들이 직접 운영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포도로 와인을 담가, 농가 소득증대와 도시브랜드를 높일게다.
‘264 청포도 와인’의 원료가 되는 ‘청수’ 품종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품종 와인이다. 제조 시 맛과 향이 좋아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포도 품종이다. 국내 와이너리에서 ‘청수’로 생산한 와인들이 국제포도와인기구가 인증하는 세계 3대 와인 시상식 중 하나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연이어 골드상·실버상을 수상하여, 품질을 입증했다. ‘264 청포도 와인’은 지난 2016년 처음 출시됐다. 지역에서 생산된 청포도를 원료로 OEM 방식을 통해 제조했다. 시음을 통해 품질과 향후 사업 전망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작업이 계속됐다. 경북도민체전, 21세기 인문가치 포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 만찬 공식 건배주로 선정됐다.
이육사 시인이 청포도의 첫 운에서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으로 시는 마친다. 264 포도주도 모시수건의 은유를 앞서 짚은 대로, 현실에서 자본과 일자리창출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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