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각종 사회문제가 아이들의 사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인데 가장 대표적인 문제로 학교폭력을 들 수 있다.
이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욕설, 기형적인 위계문화로 나타나는 갑질, 내 것이 중하고 대접받기만을 원하는 이기적인 보신행위 등이 아이들의 사회에서도 나타난다.
언론에 보도되는 잔인한 학교폭력을 사회문제가 집약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면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폭력성과 잔혹성을 그냥 두고 볼 수도 없는 문제다.
사회구조적 문제로 치부하거나 개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사회에 문제가 만연하더라도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러지 않도록 해주어야한다. 그렇다면 학교폭력을 줄이고 아이들의 사회를 우리 사회와 달리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공감이 답이다.
가해를 주로 하는 학생의 뇌사진을 보면 전두엽에 위치한 공감 영역이 비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고통스러워 일그러진 표정을 보여줘도 뇌에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의 감정은 알지만 공감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가해 행위를 계속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뇌는 외부 자극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데 이 시기에 어떤 경험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뇌 구조가 결정된다.
둘째, 선한 이미지와 긍정적 경험을 모방하자.
일반적인 범죄에서 가해자는 가해자로, 피해자는 대개 피해자로 남게 되는데 특이하게 학교폭력에서는 그렇지 않다. 가해학생이 반대로 피해자가 되거나 피해학생이 나중에는 가해자가 되어있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우리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도 잘 따라하고 친구들의 행동도 잘 따라한다. 모방심리가 가장 강할 시기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피·가해가 수시로 바뀌고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또 일어난다. 그러니 좋은 것을 모방하게 하자.
셋째, 감정을 공유하자.
학교폭력은 학생들의 방관 속에서 힘을 키워가므로 가해학생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들 모두가 책임을 느끼게 하여 폭력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각의 상황에서 각자가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하고 그 감정들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만 위와 같이 하면 해결이 될까? 아니다. 보호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가해학생의 부모가 되는 것은 내 일 같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보니 가해학생이 된 자식의 잘못을 인정하기가 어렵고 피해학생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다. 이런 생각을 바꿔야한다.
사회 각계에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잔혹한 학교폭력 사건이 매년 일어나고 있지만,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감능력이 우리 아이들에게 풍부해지고, 공감능력을 키워주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있다면 지금의 심각한 학교폭력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