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물난을 겪고 있는 자유한국당 안팎에서 홍준표 대표가 직접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홍 대표 측에서 내놓는 분석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대표의 직접 출마가 거론되는 곳은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선거다.
당 내부에선 중도파와 반홍(反홍준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당 지지율이 낮은 서울과 같은 험지에 대표가 나서야 선거 열기가 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 대표가 지방선거 전략으로 '새 인물론'을 내세웠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서울시장 후보로 염두에 두고 접촉했던 홍정욱 전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에서는 대구 북구을 당협위위원장을 맡게 된 홍 대표가 대구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대구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만큼 홍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은 내어줘도 회복할 기회가 있지만 대구시장을 내어주게 되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대구 수성구갑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나설 경우 한국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영진 시장과 이재만 전 최고위원, 김재수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현재 한국당 후보군으로선 김 장관을 당해내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2일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 "3월13일 이후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지방선거 출마자의 공직 사퇴 시한이 지난 뒤 김 장관의 출마 여부를 보고 본인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실제로 지방선거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은 형국이다.
우선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홍 대표 측은 '홍정욱 카드'가 아직 살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서도 나경원 의원과 김용태 제2혁신위원장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굳이 대표까지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대구시장의 경우도 홍 대표가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뒤 자신을 향해 제기되는 출마설을 극구 부인해왔다. 당 대표로서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2일 "전국적인 선거를 총괄지휘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광역단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홍 대표 입장에선 경남지사에서 물러나 당 대표로서 여의도에 복귀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구시장을 맡아 중앙정치와 다시 멀어지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지방선거에 나서기보다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으로서 TK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층 지지 기반을 넓혀가는 것이 개인적인 정치가도에도 유리하다.
홍 대표의 지방선거 목표인 '6곳 수성'에 성공할 경우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차기 총선에 출마하며 여의도 정치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2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은 없다"며 "당 대표로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