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보훈청 복지과 박혜민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봄은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사회 분위기와는 다르게 올해 유난히도 벚꽃과 개나리꽃이 더욱 흐드러지게 피어 봄기운을 물씬 내었다. 그러나 여느 해와 달리 싱그러운 봄을 오감으로, 마음껏 감상할 수 없는 현실에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국가적 위기사태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올 4월은 유난히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한 달이 되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4월은 아주 혁명적이고 역동적인 달이다. 부정?부패정권에 항거한 4.19혁명을 통해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이 땅에 민주주의를 싹틔운 달이기 때문이다.
3.1만세 운동이 일제에 항거해 국권을 되찾기 위한 운동이었다면 4.19혁명은 순수한 학생민주혁명으로 시작하여 자유, 민주, 정의라는 이념을 실천한 위대한 시민혁명이라 할 수 있다. 1960년 이승만 정부는 장기집권을 위해 3월 15일 대대적인 불법?부정선거를 자행하였고, 3.15 부정 선거는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여 이를 규탄하는 학생과 국민의 시위는 전국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그러던 중 4월 18일 고려대학교 학생 3천여 명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정치깡패의 습격을 받아 사상자가 생기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4월 19일, 학생과 다양한 시민계층이 대대적으로 시위에 참가하여 ‘이승만 하야와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게 되었다. 그럼에도 독재정권이 무력으로 시민들을 탄압하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하자 대학교수 300여명이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는 피켓을 들고 서울 시내를 행진하며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고 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자유당 정권은 종말을 맞이하였다. 독재정권에 저항하여 거기로 나온 시민들이 직접 민주주의를 이뤄낸 것 이었다.자유와 민주, 그리고 정의를 기본으로 하는 4.19혁명 정신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올해는 4.19혁명이 일어난 지 60해를 맞는 해이다. 문화재청에서는 민주화를 이뤄낸 역사적 현장을 기억하고 역사와 교육의 시사점을 짚어보기 위해 ‘4.19혁명 문화유산’을 국가문화재로 등록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개개인의 마음가짐이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이 민주주의가 누군가의 수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세워진 것임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4.19혁명 기념일 단 하루만이라도 그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