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人生)에게 생명(生命)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만남’이란 확신이 든다.
필자는 중학교를 만 15세에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식이 있기까지 한 달 가량의 여백(공백)이 있었는데, 상습적으로 보는 동아일보를 보다 주요기사를 발견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백 기간이 한 달 동안 남았는데, 역사에 흥미가 깊은 좋은 독서거리(서책)를 안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란 내용이 내가 그 당시 생각 하는 것과 100% 일치하여 신통방통하기까지 했다. 인생 상담의 답변이 ‘희망’에서 내는 월간 ‘야담(野談)’에서 우리 고전문학특집호를 내어, 춘향전·심청전·흥부전·홍길동전·허생전·호질·양반전등 30여 편의 고전(古典)이 실린 ‘야담임시증간호’가 나왔다고 친절하게 안내를 했다.
동아일보 기사를 읽자마자 점촌읍의 문화당서점(사장 이진하)으로 달려가서, 야담임시증간호 1부를 즉각 구입하는 것으로 그친 게 아니라 곧바로 책장을 열고 고전(古典)속으로 들어갔다.
야담임시증간호에서 생전 처음 만난 연암 박지원 선생의 한문소설 다섯 편이 열다섯 살의 소년 김시종을 여든살이 임박하도록 나 김시종을 박지원 선생 문학정신의 평생포로(?)로 만들었다.
나는 박지원 선생의 정신적 문하생으로 만들어 나는 한국문단 풍자시의 거장(巨匠)이 되고 풍자문학의 대가(大家)로 우뚝 서게 되었다. 나는 연암선생의 소설제목과 같은 ‘호질’, ‘민옹전’, ‘예덕 선생전’ 등 풍자시를 지어 한국문단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게 아니라, 나의 시 ‘호질’(1987년 현대문학발표)은 남한에서 뿐 아니라, 북한문단의 장모(張謨) 평론가를 뿅가게 만들었다. 나는 나 자신이 북한문단에서도 그렇게 주가(株價)가 높은 줄은 처음 알았다.
나는 요사이도 연암 박지원선생의 ‘양반전’을 역사 특강하는 자리에서 전편(全篇)을 차랑차랑 읽어 청중들에게 김선생(김시종)은 백 살은 넉넉하게 살겠다는 덕담(德談)을 들었다. 쓸데없이 중국고전(中國古典)에만 넋을 잃지 말고 우리 역사상 최고문호(最高文豪)인 연암 박지원 선생의 천재적인 명편 소설들-허생전·호질·양반전·민옹전·광문자전·예덕전 등을 꼭 섭렵하여 한국인으로 태어난 정신적 자존심을 회복하셨으면 한다.
진정한 자주독립은 정치가가 보장하는 게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우리 고전문학(古典文學)의 진정한 의미를 재발견하고 새 문화 창조의 바탕으로 활용해야 한다.
뜻 있는 인생(人生)은 참된 만남으로 시작되고, 참된 만남은 생명(生命)다음으로 중요하다고 필자(김시종)는 힘주어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