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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제2의 탈출구 경량칸막이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02.17 18:54 수정 2020.02.17 18:54

최 현 석 소방사
울진소방서 울진119안전센터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경량칸막이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을까 라는 의문을 한번쯤 가져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4년 전 2016년 2월 19일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에 불이난 것을 이웃이 신고 했다. 집에서 잠을 자다가 뜨거운 연기에 놀라 잠을 깬 이 씨는 얼른 아내를 깨우고 3살 딸을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불은 출입문과 인접한 주방에서 내부로 번져 현관으로 탈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씨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 일단 베란다로 피신했다. 밖은 아파트 7층 높이였다.
유독가스가 번지는 아찔한 상황에서 이 씨는 베란다 벽을 부수면 이웃집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번득 떠올렸다.
 이 씨는 석고보드로 만든 경량 칸막이벽을 있는 힘껏 뚫고 옆집으로 들어가 가족의 목숨을 모두 구했다.
이와 같이 경량칸막이의 설치 덕분에 일가족은 다행히도 무사할 수 있었다.
경량칸막이라 함은 아파트, 공동주택 화재 시 출입구나 계단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옆 세대로 피난하게 하고자 9mm가량의 석고보드로 만들어 놓은 벽체로 여성은 물론 아이들도 몸이나 발로 쉽게 파손이 가능한 벽을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경량칸막이에 존재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하기 위해서 붙박이장, 수납장 및 물건으로 벽을 보이지 않도록 막아놓고 별도의 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불이난 상황에서 유독가스를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정신을 잃는 급박한 상황에서 1분 1초가 생과 사를 가를 수 있는 상황에서 물건을 치우기 바쁘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것이다.
경량칸막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 첫째, 각 세대의 경량칸막이의 위치를 평소 잘 숙지할 수 있도록 하며 둘째, 경량칸막이가 있는 곳에 물건이나 가구배치를 하지 않도록 하고 셋째, 각 세대는 이웃의 탈출구가 될 수 있는 칸막이가 원활히 사용될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는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겨울철 난방용품 사용의 수요증가로 인해 화재 발생확률이 높은 시기, 특히 공동주택 및 아파트의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가 중요한 시점이다.
나 하나쯤이야 안일한 생각으로 이웃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제2의 탈출구인 경량칸막이 관리를 소홀히 하기보다는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경량칸막이를 관리를 철저히 하여 따뜻한 겨울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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