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子年 입춘이다.
24절기의 첫 절기인 입춘에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 만사형통(立春大吉 萬事亨通)’ 등의 입춘방(立春榜)을 붙이고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을 이어왔다.
올해도 이런 경사가 많이 있기를 기원하면서 특별히 경북도청소재지로서 ‘입춘대도호부(立春大都護府)’라는 입춘방을 붙여보자. 도청이전 5년차를 맞이하여 대도호부의 융성을 재건해보자는 의미이다.
경상도 개도 700년 만에 경상북도의 균형발전을 위하여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지역으로 이전한 도청신도시는, 우려하던 안동, 예천 원도심공동화를 초래하고, 신도시자체도 외부인구유입 부족과 고분양가로 지역경제도 침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의 인구대책이 미흡하여 원주민은 낮은 보상으로 떠나가 버리고, 입주민은 높은 분양으로 정착하기 어려운 사면초가에 봉착해있다. 도시개발 또한 신도시에만 집중되어, 원주민지역과 낙동강 자연환경을 아우르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많다.
당초에 계획한 공공기관ㆍ단체 이전과 산업체 유치도 부진한 실정이다. 1단계 2만 인구는 북부지역 자체인구로 원도심공동화를 초래한 풍선효과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정치ㆍ행정구역 이원화에 따른 주민불편과 지역발전 장애도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원도심은 비어가고, 신도시는 마비되어 입주민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형편에 빠져, 도청이전이 역효과에 휘말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일시적인 과도기라면 다행이지만, 지나친 비관도, 지나친 낙관도 아닌, 웅도경북의 비상을 위한 고민과 대안을 마련해보고자, 노파심에 에둘러 이야기를 해보는 심정에서 한 가닥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경북도청신도시의 여건과 정체성부터 충분하게 이해를 해야 한다. 인근 원도심의 정주여건은 도외시하고 ‘상주인구 10만의 정주여건이다, 자족도시다, 주택, 학교, 병원이다’라는 별개의식은 부당한 모순이다. 도청신도시는 유동인구가 머무를 수 있는 세계문화유산과 역사문화의 관광자원을 엄청나게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도청신도시를 중심으로 하회마을, 병산서원, 부용대, 가일마을, 소산마을, 오미마을, 서미마을의 장엄한 역사문화와, 낙동강의 병풍산수를 머금은 신선 로컬푸드가 자연의 향기를 만끽하고도 남을 정도로 아름답고 풍부하다.
신기하게도 불과 십리 안에 이 보물들이 한 둘레에 다 꿰어있다. 테마도 각별하고 고결한 휴머니즘 사상과 이념이 태산 같이 높고도 높고 바다 같이 깊고도 깊은, 너무나 경이로운 형이상학적 존재이다.
조선의 거장 이순신이 전사한 날, 조선의 거목 류성룡도 파직을 당하는 비운을 걸머지고도 구국안녕을 염원하며 징비록을 써내려간 그 위대한 호국정신, 두개골이 으스러지고 철관에 묻혀 대한민국 독립에 영혼을 불태운 거성 권오설의 자주평등사상, 청나라에 항복문서를 찢어버리고, ‘가노라 삼각산아…’ 절규한 거인 김상헌의 기개(氣槪)가 파노라마처럼 넘실거리는 이 장엄한 감동을 세계인들의 가슴에 뭉클하게 전해줄 수 있는 입체적인 스토리텔링 테마관광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때마침 대구공항 경북지역 이전과 거점관광도시 선정 소식이 겹경사로 들려온다. 그토록 갈망하던 북부지역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이다. 여기에 발맞추어 하회권역 관광단지 조성을 서둘러 30만㎡(10만평) 규모의 주차장부터 확보해야 한다. 승용차 7천대와 대형버스 1천대 이상을 주차하면 연간 1천2백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주차장 주변에는 상가를 조성하여 하회권역 관광센터가 되도록 하고, 관광객의 숙박·위락은 신도시와 원도심에서 체류하도록 유도하면 효과적이다.
이렇게 1천만 관광시대를 만들어나가면 원도심과 북부지역 연계관광으로 확산되어, 상주인구에 준하는 유동인구의 체류관광객이 원도심의 공동화도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1천만 거대관광산업 활성화로 지역사회·경제도 시너지효과를 내며 부흥 할 것이다.
‘庚子年 立春大都護府’를 기원하며, 불과 100년 전까지 경북의 중심지였던 북부지역 대도호부가 웅도경북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