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칠 鼓, 배 腹, 칠 擊, 땅 壤.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흥겨워한다는 뜻으로 태평성대를 일 컫는 말이다.
먼 옛날 중국에 성천자(聖天子)로 이름난 요(堯) 임금이 선정을 베풀어 온 지도 어느덧 50년이 지났다. 하루하루를 태평하게 지내던 어느 날, 요 임금은 정말로 세상이 잘 다스려지고 있는지 궁금하여 미복(微服)을 하고 민정(民情)을 살펴보러 나갔다.
어느 네거리에 이르자 아이들이 손을 맞잡고 요 임금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가 이처럼 잘 살아가는 것은
(立我蒸民),
모두가 임금의 지극한 덕이네
(莫匪爾極),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不識不知),
임금님이 정하신 대로 살아가네
(順帝之則)
마음이 흐뭇해진 요 임금은 어느새 마을 끝까지 걸어갔다.
그곳에는 머리가 하얀 한 노인이 손으로 배를 두드리고(鼓腹) 발로 땅을 구르며(擊壤)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네
(日出而作 日入而息),
밭을 갈아 먹고 우물을 파서 마시니(耕田而食 鑿井而飮)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인가(帝力何有于我哉)
요 임금은 정말 기뻤다. 백성들이 아무 불만 없이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흥겨워하고 정치의 힘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정치가 잘 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요 임은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요 임금 다음으로 자리를 물려받은 사람이 순 임금이다. 순 임금도 요 임금처럼 백성들이 존경하며 찬양하는 덕이 있는 임금이었다.
이때 두 임금은 검소하며 질박했다. 초가집 벽에 석회도 바르지 않았고, 음식도 현미와 야채를 주식으로 했으며, 무엇보다 백성을 최우선하는 선정을 베풀었다. 그러니 백성은 임금을 칭송하며 부른 노래가 바로 그 유명한 격양가(擊壤哥)다.
수 천 년 전에 요와 순 임금은 군주가 있으면서도 없는 듯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의 추앙을 받았고, 지금도 그들의 선정을 기리고 있다.
우리에게도 많은 군주가 있었다. 고조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물론 요·순 임금보다는 못할지라도 백성들의 존경을 받고 선정을 베푼 임금이 있었다. 조선 시대의 세종대왕은 모두가 존경하는 임금이다.
물론 한글을 만들고 문화를 융성하게 일구어낸 것도 있지만 효도 깊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는 정부가 시작되면서 많은 백성으로부터 칭송받은 군주가 없었다.
대통령이 자기만의 업적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임기를 마치면 감옥이 필수 코스가 되어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대통령으로 당선만 되고 나면, 자신이 하는 것은 모두가 옳고 진리가 되어버리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지금 내가 아니라도 그 누군가가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 줄 수는 정녕 없단 말인가.
실타래처럼 꼬인 정국을 위정자가 풀지는 못할지라도 본인이 아픔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백성들은 언제라도 격양가를 부를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