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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포항 검붉은 수돗물 관세척, 점진적 개선된다니 말이 되는가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9.03 19:46 수정 2019.09.03 19:46

우리는 늘 일상에서 행복함을 추구한다. 여기서 행복추구이란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먹는 수돗물만이라도 깨끗함을 뜻한다. 수돗물이 더러워서, 일상에서 시민들부터 사용불가 판정을 받는다면, 해당 지자체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질책성 질문을 던져야한다.
포항시가 지난 8월 22일에 시청 브리핑룸에서 남구 오천읍 원리 지역 등에서 발생한 검붉은 수돗물 검사 결과에 따르면, 포항수돗물 민간합동전문조사단은 검붉은 수돗물은 오랜 기간 동안 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수도관에 축적된 망간과 철이 필터를 변색시킨 요인으로 추정됐다. 검붉은 색 수돗물은 대부분 관말지역으로 유속이 느려지면서 저수조와 배관에 쌓여 있다가, 물과 섞여 누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수질안전센터에서 실시한 검사에 따르면, 망간이 43.5∼49.0%로 가장 높게 검출됐다. 알루미늄 28.9%, 철 8%, 아연 0.9%, 구리 0.2% 등이 검출됐다. 하지만, 먹는 물 기준에는 적합하다고 말했다. 공사의 센터가 아무리 먹는 물 기준적합을 말하고는 있으나, 망간, 알루미늄, 철, 아연, 구리 등에 맛이 있다고, 또는 먹어도 괜찮다고, 안심하고 먹을 시민들은 과연 있을까를 공사 센터 근무자부터에게 묻고 싶을 지경이다.
지난 6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2억 명에 이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깨끗한 식수를 구하지 못했다. 22억여 명 중엔 약 7억8천500만여 명은 도보로 30분 거리 내에 접근할 수 있는 깨끗한 식수원이 없었다. 1억4천400만 명은 정수처리가 되지 않은 지표수를 그대로 마신다. 우리는 수도관을 통해서 마신다할망정, 상수도에선 수도 후진국을 아직까지 탈피했다고 말할 수가 없다. 후진국이 아니고서야, 망간, 철, 알루미늄, 아연, 구리가 수도관을 타고, 시민들의 수도꼭지에서 철철 나올까.
포항시는 수돗물 필터 변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원 발생지역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이토작업 및 저수조 청소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 28일에는 단수 후 대규모 관세척(플러싱) 작업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수돗물 필터 변색정도 확인에서, 지표로 삼고 있는 막여과 실험을 8차에 걸쳐 시행한 한 결과에 따르면, 변색 정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말을 톺아보면, 검붉은 물은 수도관에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점진적인 것을 믿고, 수돗물을 안심하고 퍼 마실 시민들이 있을까. 막여과 실험이란, 수돗물 1리터를 공극 0.45㎛ 여과지에 여과 후, 여과지 변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변색 정도에 따라 Ⅰ단계, Ⅱ단계, Ⅲ단계로 판정한다.Ⅰ단계에서 Ⅱ단계(정수지, 배수지 수준)일 경우 정상으로 판단한다. 포항시가 검붉은 수돗물을 두고서, 전문적인 용어를 들먹이면서, 시민들에게 시험 치는가를 또 묻고 싶다. 시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전문용어가 아닌, 먹어도 좋은 깨끗한 수돗물을 만들어 달라는 것뿐이다.
포항시는 필터변색 모니터링에서 수용가들의 요구사항인 빠른 시일 내 수돗물 필터변색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이토작업 및 저수조 청소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검붉은 수돗물이 나온 지가 언제인데 또 빠른 시일 운운하는가. 늑장도 한참 늑장의 대처이다. 수돗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수돗물 검사항목을 대폭 확대해 시행하기로 했다. 검사항목의 확대 이전에 먹은 시민들은 또 어쩔까.
기존 시행중인 법정 검사항목 59개, 감시항목 29개에 추가로 193개 항목(자체 감시항목)을 더해, 총 281개 항목을 검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예산을 확보해 검사장비 및 검사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먹어도 좋다면서 왜 예산과 인력을 또 들먹이는가. 아직 예산 타령을 하고 있다니, 시민들은 부아통이 터진다. 포항시는 시민들이 더 이상 분통이 터져, 여론이 더 나빠지기 전에, 검붉은 수돗물을 깨끗하게 할 책무를 다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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