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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대구교육청 추석 전 공사대금 집행, 악덕업주 구속 수사해야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9.02 20:10 수정 2019.09.02 20:10

민족의 큰 명절이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 명절이 즐겁다고 해도, 되레 ‘두려운 노동자’가 있다. 지난여름의 더위에도, 쉴 틈 없이 일한 대가인, 월급을 못 받는 노동자들이다. 오로지 자기의 몸만을 믿고 움직인 이유가 다가오는 추석에 돈 몇 푼을 쥐고 귀향임에도, 체불이 귀향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체불은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가리지 않는다. 지난 8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대구·경북 근로자의 체불임금이 지난해 1천380억여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올해 대구·경북 근로자가 사업주로부터 받지 못한 체불임금은 830억8천100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9억1천500만 원에 비해 2.7%나 증가했다. 지난해 지역 근로자 체불임금의 총액은 1천386억6천500만 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체불임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금융·보험·부동산 및 서비스업이다. 해당 업종의 체불임금은 지난해 7월 말 41억5천600만 원이었다. 올해엔 지난달 말 73억8천800만 원으로 77.7%나 상승했다.
지난해 9월의 경우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임금체불 근로자는 23만5,7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만8,538명)보다 7.9% 가량 늘어났다. 올해 8월까지 체불금액은 1조1,274억 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8,910억 원 대비 26.5% 증가했다. 임금체불 근로자와 체불금액은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 임금체불 실태 자료에 따르면, ‘공공부문’ 임금체불 액수가 최근 2년간 30억 원이 넘었다. 공공기관 임금체불 액수는 지난해 27억600만원, 올해는 8월까지 3억3,822만원에 달했다.
돈 잔치를 해마다 일부 벌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KORAIL), 한국마사회,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임금체불 명단에 올랐다. 공사가 체불하다니,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 이런 공기업은 악덕 공기업으로 평가해도 그들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구시교육청은 오는 13일 추석을 앞두고, 건설업체 자금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사대금 등 288억 원을 조기 집행한다.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임금체불 방지에 팔을 걷었다. 우선 추석 명절 전까지 대금지급 기한을 법정 5일 이내에서 3일 이내로 단축한다. 준공(기성)검사도 법정 14일보다 앞당겨 7일 이내 완료한다. 또 시설관련 예산을 조기에 교부해 각 급 학교(기관)에서 발주한 공사 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 공사업체에 기성금·선금·노무비 청구 등을 적극 안내해, 조기 대금청구를 유도·독려한다. 아울러 4일부터 추석 명절 전까지 공사현장의 임금 체불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공사현장에 대한 근로자 임금, 하도급 대금, 자재·장비대금 등의 체불 여부를 특별 지도·점검한다. 이와 함께 공사업체 대표자에게 서한을 발송해, 체불 방지를 당부한다. 임금체불이 적발된 업체에 대해서는 시정 지시뿐만 아니라, 관계기관에 고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공사대금이 조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행정 처리 기한을 최대한 단축하겠다. 이번 공사대금 조기 집행으로 업체들의 자금 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현장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이 없이 모두가 즐겁고 따뜻한 추석 명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석이 아무리 즐겁다할망정, 빈손이라면 서럽다. 돈을 벌기 위한, 유일한 수단과 도구는 자기의 발과 손뿐인, 노동자들에겐, 체불이란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을 것이다. 우리나라엔 노동청이 있다. 수사기관도 있다. 체불노동자들이 우선 믿는 데는 업주들이다. 업주가 체불로 일관한다면, 이들은 악덕업주들이다. 우리에게 있는 노동청과 수사기관은 악덕을 구속·수사해야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자금줄이 막힌, 업주들에겐 당국이 나서, 은행대출을 주선해 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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