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구의 절반은 여성이다. 절반이라면, 삶의 운동장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평등·공정해야한다. 하지만 현실 운동장은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다. 기운 운동장을 평등하게 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책임이다. 기운 운동장 탓에 경제적인 손실도 크다.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사회제도와 젠더 지수(SIGI) 2019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성차별이 가져오는 경제적 마이너스 효과 추산액이 세계적으로 연간 6조 달러(6천822조원 상당)에 이른다는 추계 결과를 제시했다. ‘유리 천장’에서 기업과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진입 장벽과 차별이 여성의 능력이 발현되고 수용되는 경로를 막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
선진국 공공부문에서 여성의 고용비율이 절반이 넘는데도 정책 결정을 담당하는 고위직에는 여전히 여성의 수가 너무 적다는 지적도 OECD는 지적했다. OECD 회원국 의회 의석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28%, 여성 각료 비율은 29%였다.
이 대목에서 여성친화도시 만들기는 유리천장부터 깨야한다.
지난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10명 중 4명 이상은 여성이 임금과 취업 및 승진 등에서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대우가 가장 불평등하다고 인식한 분야는 임금이었다.
지난 7월 통계청의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결혼에 대한 견해를 물었을 때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은 2018년 43.5%로 남성(52.8%)에 비해 9.3%포인트 낮았다. 먼저 상시 500인 이상 사업체의 관리자 비율은 2006년 10.2%에서 2018년 20.6%로 10.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국가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은 33만8,489명으로 전체의 50.6%에 달했다. 하지만 고위 공무원단에 이름을 올린 이는 1,064명(고공단 가운데 5.5%)에 불과했다. 4급 이상도 8,093명으로 전체 4급 이상 직급자의 14.7%에 그쳤다. 전체 법조인 여성의 비율은 28.7%, 의사의 여성 비율은 26.0%였다. 전체 국회의원에서 여성 의원은 51명으로 17%였다.
이 같은 것은 눈에서 투명하여 보이지 않는, 유치천장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다면, 여성친화도시 만들기는 먼 나라의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안동시가 양성평등을 위해서, 유리천장 깨기 행정을 펼친다. 안동시는 지난 26일 시청 웅부관 소통실에서 여성친화도시 조성협의체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여성친화도시 조성협의체는 김세환 안동시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여성정책, 도시재생, 보육, 안동, 교육, 복지, 안전, 일자리, 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 18명으로 구성해, 위촉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협의체는 여성친화도시 조성 방향 제시와 사업과제 발굴, 사업의 추진과정 점검 및 개선사항 제안 등의 심의·자문 기구이다.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이 내실 있게 추진되도록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관련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성됐다.
김세환 부시장은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여성 안전이 보장되고, 여성의 지역사회 역량 강화로 일자리 창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돌봄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과제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지속가능한 여성친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협의체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민·관 협력의 중심 매개체로써 협의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동시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지난 5월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공개모집으로 시민참여단을 구성, 주민요구도 조사를 실시 중이다.
안동시의 여성친화도시와 유리천장의 깨기를 앞으로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하는가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이것만 성취해도 안동시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