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이 보름여 남았다. 제수용품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때를 맞아 전통시장을 살려야한다는 당위성에 따라, 제수용품을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자는 것이, 지금껏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우리가 바라는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판이다. 상인들은 추석이 다가오면, 물가를 소비자의 입장에선, 터무니없이 오른다. 지난 2월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나 올랐다. 반면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같은 달 2.4%로 조사됐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이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포인트로 지난2018년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사이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안 그래도 물가가 뛰고 있는 판에, 추석까지 다가왔으니, 이제부터 또 물가가 오를 것이 뻔하다. 지난 1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5%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3.7%)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보다 배 이상 높게 뛰는 등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 73개 품목 중 24개 품목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상승률 보다 높이 오른 품목은 44개에 달했다.
이런 추세에 대구시는 추석물가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는 지난 27일 시청 별관 3층 대회의실에서 추석 물가 안전을 위해, ‘민관 합동 물가안정 특별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대구시 및 구·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협중앙회,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도매법인 등 농축산물 수급조절기관과 시내 각 백화점, 대형마트, 상인연합회 등의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시민들이 물가 걱정없이 추석장보기를 할 수 있도록 기관별 역할과 협조사항을 논의했다.
대구시는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물가안정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제수용품 등 농축수산물(15개), 생필품(12개), 개인서비스요금(2개) 29개를 중점관리품목으로 지정했다. 대구시와 8개 구·군에 물가상황실을 운영해, 지속적인 물가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전통시장 및 대형마트에 대한 가격조사를 확대해(전통시장 8곳 추가) 그 결과를 대구시 홈페이지에 매일 공개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다. 또 8개 구·군과 분야별 합동점검반을 운영해, 음식점, 이·미용업소 등의 개인서비스요금, 가격표시 이행실태, 원산지 표시 및 부정축산물 유통 등을 지도·점검해 물가안정과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농축수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추석 성수기에 비축 농산물을 약 40%까지 확대(3천5백 t/주→4천850t) 방출한다.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축산물도매시장은 도매법인을 통해 출하 장려금, 운송비 등을 확대를 지원한다. 성수기 반입물량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이외에 소비 촉진을 위해 관내 207개 착한가격 업소 홍보와 온누리상품권 구매촉진 행사 및 전통시장 이용 캠페인을 전개한다. 또 다음달 4일부터 시청본관 주차장, 정부 대구청사, 동대구역 광장, 두류공원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 4곳에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해, 시중 가격 보다 10~30% 저렴하게 제공한다. 농협은 시내 전역에 17개의 농협 임시직매장과 할인판매장을 운영한다.
홍석준 대구시 경제국장은 “물가불안으로 서민들이 이중고를 겪지 않도록 관계기관·단체와 협력해 물가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추석 물가잡기는 모든 지자체에서 시행해야한다. 추석이라고 물가를 자의적으로 올리는 못된 상혼은 그 자리에서 행정처분을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