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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풍년이 두려운 농촌, 경북도가 농촌 삶의 질을 높인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8.22 19:59 수정 2019.08.22 19:59

우리 농촌이 공동화와 고령화임에도, 그럼에도 농사를 짓는 이유는 풍년을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풍년을 두려워하는 것이 우리 농촌의 참상이다. 어느 품종이든 풍년이 들었다고 하면, 시장에서 제값을 받기가 힘든 정도가 아니고, 그대로 밭에서 썩는다. 이런 판국에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하나의 수사에 불과한 측면이 있다. 올해 양파·마늘 값 폭락사태는 농민의 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양파·마늘 때문에 되레 풍년을 원망한다. 양파는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은 17% 줄었다. 이 같은 통계치는 풍년이 시장에서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이 같은 농민들의 시름을 달래려고, 경북도가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농정을 시행했다.
경북도는 지난 21일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복지사회로 가는 길, 삶의 질 향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3차 ‘농촌 살리기 정책포럼을 열었다. ‘농촌 살리기 정책포럼’은 심각한 인구감소와 지역 공동체의 붕괴 등 농촌이 처한 문제의 실체와 원인을 규명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각계각층의 전문가인, 이동필 (전)농식품부 장관과 오창균 대구경북 연구원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월 출범이후 세 번째로 진행한, ‘농촌 살리기 정책포럼’은 청도군을 찾아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정된 자원과 인력, 예산으로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방 소멸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른 지역의 성공사례를 공유하면서 실천적인 대안을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는 청도군은 80년대 8만5천명이 넘는 인구가 지금은 4만 명 수준으로 줄어 전국에서 인구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최근 감와인 개발, 소싸움 축제, 코미디아트페스티벌 개최 등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했다. 농촌생활에서 아쉬운 예술과 문화, 여가를 제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는 지역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럼 기조 강연으로 나선 정명채 한국농촌희망재단 이사장은 ‘농촌복지 사회로의 길?’이라는 주제로 농업인의 의료보장과 노인복지 기능강화, 교육여건과 주거환경 개선 등 농촌복지 서비스를 증진시켜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삶의 질 정책연구센터장의 ‘농어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동향과 과제’ 발표에서 그동안의 삶의 질 향상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금 농촌은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도농 간 소득 격차 심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한 토론에서는 김원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이 고령화된 농촌에 수요 응답형 교통 서비스 지원체계의 개편을 제시했다. 김태연 단국대학교 교수는 환경보전과 공동체 구성원의 참여로 지역 특색을 살린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 가야한다.
박준영 원주의료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원주의료생협의 운영사례를 통해 농촌조직의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럼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동필 경북도 농촌 살리기 정책자문관은 1인당 GDP 3만 불 시대에도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은 OECD 35개 회원국 중에서 29위에 불과하다. 농촌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보건복지, 교육여건, 경제활동·일자리, 문화여가, 환경·경관 등 농어촌 서비스 기준 전 분야에 걸친 실태와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포럼을 톺아보면, 모두가 그럴듯한 말만 내놨다. 말잔치에 불과한 측면이 있다. 포럼 발표자들은 풍년이 두려운 농부노릇을 딱 한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에 의문이 들 정도로, 현실 농촌과는 전혀 동떨어진 말만한 것이 아닌가한다. 농업은 말로만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밭고랑이 아닌, 일부는 연구실에 편히 앉아, 컴퓨터로 이번에 발표할 글쓰기 농사만 지었다고 본다.
경북도는 이번을 경험으로 앞으론, 진짜로 꼭 필요한 농업 경험자를 포함한, 연구자의 포럼을 개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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