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떻게 살아야만 바로, 옳게, 도덕적 등으로 사는 것인가를 항상 물으면서 살아야한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깊은 생각에 따른 삶의 허무를 생각할 수가 있다. 이 같은 생각과 물음에 늘 정답은 없는 법이다. 전통적으로 인문학은 문(文)·사(史)·철(哲)이다. 이게 보통 인문학이라고 분류되는 대표 학문들이다. 지성인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교양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이것마저도 인생이니, 삶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 이럼에도 인문학은 삶의 기본 기둥이다. 기둥에서 아랫돌이 어긋나면 그 위로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게 된다. 흔들리는 삶을 두고 또한 다시 삶이라고도 할 수가 있는 것이 인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문을 ‘사람에 대한 학문’으로 정의할 수가 있다. 또 이럼에도 인문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 불가사의함으로써 의문에 따른 생각을 하게 한다.
인문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한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다.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지금 시대에 인문을 생각하는 것조차, 시대에 뒤진 것으로 여길 수가 있다. 앞으로 무한정 달리다가 잠시 숨 고르기를 해야 하는 것도, 사람이다. 숨고르기를 하면서, 자기가 지금껏 산 것이 바른가를 생각하는 것이, 우리사회를 좋은 사회로 만든다.
이 같은 좋은 사회 만들기에 선비의 본 고장인 안동시가 후원한다. 안동시에선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문화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제6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을 개최한다.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 안동시가 후원하는 행사이다. 유교적 인문가치 속에서 일상생활 전반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문제의 대안 모색을 위해 지난 2014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한다. 6회를 맞이하는 올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포용적 인문가치’라는 주제로 포럼을 연다. 기술과 산업의 진보를 뛰어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산업 등 인류 삶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인간다움의 의미와 인간다운 삶의 조건 등 다양한 포용적 인문가치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은 다음 달 5일 오후 3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열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공동의 미래’에 대해 기조 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시대의 포용적 인문가치에 대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총 7개국에서 유학, 철학, 과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 석학들이 참여한다. ‘학술세션’, 인문가치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과 사례를 공유하는 ‘실천세션’, 대중들이 참여해 함께 즐기며 인문가치를 공감하는 ‘참여세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여기서 유학과 현대철학의 접목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유교는 교화적·실천적 영역으로 이해된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다시 유학은 공자와 그 제자들의 가르침인 경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본래 공자 학도의 교학(敎學) 내용을 의미한다. 유교(儒敎)·유도(儒道)·유술(儒術)과 같은 말로 쓰인다. 때로는 유교를 공부하는 사람의 의미로 쓰여 유가(儒家)·유문(儒門)·유림(儒林) 등과 통용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또 철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갖는 포괄성과 다의성 때문에 철학 앞에는 관념론적 철학·경험론적 철학·실존론적 철학·과학철학 내지 언어철학 등 각 철학의 주제와 특징에 따른 수식어가 항상 붙어 있다. 이번 포럼의 개최 예정에서, 이 모든 것들이 테이블에 올려, 참으로 잘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두가 깊은 고뇌에 푹 빠지는 기회가 된다면, 이 포럼은 성공한다. 이 방면의 전문가들만 모이면, 실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