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이젠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인터넷 검색이나 동영상 시청은 물론이고, 번거로운 금융 업무도 소파에 누워 손바닥 안에서 처리하는 세상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음란영상채팅을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몸캠피싱은 2016년 피해 금액이 전국적으로 8억7,000만 원 정도였는데, 2018년 34억 원으로 불과 2년 만에 4배나 늘어났다.
이마저도 신고된 것만 집계된 것이고, 음란영상이 지인들에 유포될까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사례까지 더하면 피해액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몸과 카메라 그리고 개인정보를 낚시질한다는 뜻의 피싱(Phishing)이 합쳐진 단어 몸캠피싱. 몸캠피싱범들은 먼저 영상채팅 앱이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메신저를 이용해 음란영상채팅을 하자며 접근한다.
이후 목소리가 안들린다거나 영상이 안 보인다고 하면서 정체 불명의 파일을 보내주고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사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지인들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빼내 가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연락처를 빼내는 한편으로 영상채팅으로는 얼굴과 함께 벗은 몸을 보여달라고 해서 녹화한 후, 충분히 자료들을 빼냈다고 생각되면 채팅 상대방은 돌변해서 협박하기 시작한다. 협박에 못 이겨 돈을 보내주면, 범인들은 먹잇감을 문 악어처럼 피해자들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예금은 물론 대출까지 받도록 해 돈을 갈취하고야 만다.
몸캠피싱 예방을 위해 우선 모르는 사람이 메신저 등으로 대화를 걸어올 때는 일단 주의해야 한다. 음란한 대화로 유도한다면 십중팔구 몸캠피싱을 노리는 것이고, 이런 사람들이 보내주는 파일은 절대로 스마트폰에 내려받아서는 안 된다. 평소 스마트폰 환경설정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 차단’ 기능을 설정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한번 실수로 몸캠피싱에 걸려들었다면 일단 협박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범인들의 송금 요구에 절대로 응해서는 안된다. 송금을 하게 되면 범인들은 이때다 싶어 더 큰 금액을 끝까지 요구하지만, 처음부터 강하게 대처하면 범인들도 빨리 포기하게 된다.
범인이 지인들에게 동영상을 유포할 것이 걱정된다면, 선제적으로 지인들에게 문자 등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스마트폰을 해킹당해 연락처가 유출됐다. 모르는 사람이 보내오는 첨부 파일은 악성프로그램이니 절대 열어서는 안된다’고 먼저 연락해놓는 것이다. 그리고 협박 문자나 대화 화면, 송금을 요구하는 계좌번호 등을 캡처해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하고, 백신 등으로 악성 프로그램을 찾아내 삭제하거나 스마트폰을 초기화해야 한다.
경찰은 증가 추세에 있는 몸캠피싱, 메신저피싱 등 사이버금융범죄에 대해 10월 말까지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시민들도 피해 예방법을 실천하고, 범죄 의심 사례는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