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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제64주년 현충일을 맞이하는 마음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6.06 18:58 수정 2019.06.06 18:58

최 현 일
경북남부보훈지청 보상과

올해 현충일은 24절기 중 9번째 절기인 망종(芒種)일이기도 하다.
옛 문헌에 보면, 고려 제8대 임금인 현종 때 강감찬 장군이 고려에 침입한 거란군을 귀주에서 격퇴하고, 나라가 안정을 찾자 전쟁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제사를 망종에 지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농경을 업으로 삼던 조상들의 세시풍속인 망종이 돌아오는 6월에는 들녘에 햇보리가 익어 수확을 하고, 논에서는 농부들의 모내기가 한창인 때다. 농경사회에서 가장 좋은 시기에 조상들은 나라를 지키다 전쟁터에서 순국한 군인들을 추모하고자 했던 것이다.
6·25전쟁이 끝나고 3년이 지난 1956년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 조상들이 망종에 호국영령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전통을 기려,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했다. 6·25전쟁이 있던 3년 동안 40만 명이 넘는 국군장병과 18개국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파병된 UN군 4만여 명이 전사했다. 그리고 그 분들 중 아직 12만4,000여 위의 전사자의 유해가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하에 묻혀 있다.
나라를 지키다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한 호국영령들의 유해 마지막 한 구까지 수습하는 그 날까지, 우리는 그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인류역사상 국가가 성립된 이래로 하나의 국가가 존립하다 보면 필수불가결하게 크고 작은 전란과 외침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 중 오랫동안 번영하고 지속된 국가들의 공통점을 보면 그러한 전란 속에서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호국영령들을 잊지 않고 기리고 있다.
우리는 6월 6일 현충일을 그냥 오전 10시에 맞춰 묵념하고, 태극기를 조기 게양하여 단순히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을 위로하는 날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아가 국민 모두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하는 조국을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자신의 본분과 사명을 새로이 하고, 국민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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