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는 거친 파도로부터 항구를 지키기 위해 설치된 구조물이다.
흔히 삼발이라고 불리는 테트라포드(Tetrapod)는 방파제의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다리 네 개 달린 콘크리트 덩어리이다.
1949년에 프랑스에서 개발됐으며 4개의 뿔 모양으로 생긴 콘크리트 구조물로 일명 ‘삼발이’로 불리고 1개당 2~5m 크기로, 여러 개의 테트라포드를 겹쳐 아파트 2~3층 높이까지 쌓는 게 보통이다.
테트라포드는 방파제 등에 사용돼 파랑에너지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런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매년 사람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포항에서도 지난 4월 7일 흥해읍 영일만항 북방파제에서 낚시객이 추락하는 등 올해 들어 4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나 포항해경에서 모두 구조했다. 전국적으로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발생한 인명사고 인원은 2016년 76명, 2017년 104명, 지난해 83명이나 되며 그 중 사망한 이들의 수는 전국적으로 2016년 10명, 2017년 9명, 2018년 5명이 발생했다.
이런 사고의 대부분은 낚시하기 위해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서 이동하다 발생하거나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다 발생하고 있다.
바다 낚시꾼들 사이에선 테트라포드 쪽이 그늘이 져 있어 입질이 더 잘 오고, 물고기들이 숨어있는 지점이라 인기가 있는 장소라고 한다.
문제는 테트라포드는 항상 젖어 있고 표면에 이끼, 해초가 껴있기 때문에 조금만 발을 잘못 디뎌도 미끄러지기 쉽다. 또한 딱딱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미끄러질 경우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설령 기적적으로 아무 부상 없이 방파제 아래로 떨어졌다 해도, 파도 소리가 큰 해안의 특성 때문에 구조요청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미 수년째 테트라포드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지난해 8월 해수부, 해경, 소방, 지방자치단체, 낚시단체 등 관계기관이 모여 ‘테트라포드 안전대책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안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테트라포드 인근에 별도의 낚시공간(데크)을 조성하고 CCTV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 당국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테트라포드 위로 올라가는 행위가 매우 위험한 일임을 자각하고 조심하는 것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순간의 부주의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우리 모두 위험요소에 대한 경각심을 인식하고 안내표지판의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또한 바닷가를 방문했다가 갑작스럽게 일행이 없어진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면 해경 및 소방이 즉시 출동하여 구조할 수 있다. 신고가 늦어져 차가운 바닷물에 빠지면 몇 시간 만에 저체온증에 걸려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테트라포드는 미끄러지기 쉽고 물속으로는 미로 같은 구조라 추락하면 빠져나오기 어려우므로, 절대 테트라포드 위로 가기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