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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이제는 피난이 먼저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5.27 20:34 수정 2019.05.27 20:34

김 은 기 소방사
성주소방서 예방안전과

현대사회의 건물은 고층화, 복잡화, 밀집화를 띠고 있다. 예전과 달리 한 건물 내 다양한 용도와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화재 시 신속한 대피에 장애가 발생한다.
최근 발생한 사례를 보자면 런던 아파트 대형 화재로 71명,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 뉴욕 할렘 아파트 화재로 6명이 사망하는 등 건물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존에 우리가 받았던 소방안전교육은 소화기?소화전을 이용한 초기 진압을 내용으로 담았다. 물론 화재 초기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의 효과를 내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이제는 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상황별 안전수칙을 안내하고자 한다.
첫째, 건물 화재 발견 시 피난을 최우선으로 한다. 최근 발생한 건물화재에서 인명 피해가 큰 이유는 초기진압에 실패해 피난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층 내 사람들과 관계인에게 화재사실을 알리고 대피를 유도해야 한다. 건물 화재로 인한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피난우선’이라는 네글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다중이용업소?피난약자시설 화재 시 관계인의 피난 대응을 따른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업소, 노유자 등 피난약자들이 이용하는 시설은 화재에 취약해 소방서에서 중점적으로 대피훈련을 실시하며 피난시설 설치 법제화와 불시단속을 시행 중이다. 훈련된 관계인의 피난대응을 따른다면 안전한 대피가 가능하니 꼭 기억하기 바란다.
셋째, 이용하는 건물의 비상구를 수시로 확인하고 점검한다. 최근 건물화재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주원인은 비상구 관리 미흡은 물론 그 존재조차 몰랐기 때문에 피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재발생 시 사람들은 ‘귀소본능’(평소 사용하던 경로로 도피하려는 본능)으로 엘리베이터, 주출입구 등에 몰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구를 인지하고 대피유도를 한다면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대피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각 소방서에서 사우나, 찜질방 출입구에 ‘비상탈출용 가운’ 보급을 추진 중이니 더욱 신속한 화재대피가 기대된다.
‘우선피난’이라는 단어만 알아도 화재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피난우선 안전의식 정착으로 소중한 생명을 지키도록 글을 읽는 독자 모두가 힘 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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