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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경북도 명품 숲 지정, 산림복지·경관창출에서 식목우선으로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4.14 19:15 수정 2019.04.14 19:15

현대인들은 회색의 공간에서, 숨 쉬면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고층건물의 사이엔 미세먼지로 둘러싸여있다. 이럴 땐, 시원한 바람이 나무를 타고 우리들에게로 오는 한 줄기 푸른색이 그립다. 나무의 효용가치는 자본으로 치환할 수가 없다. 나무로만 볼 때엔, 경북도는 축복의 지역이다. 경북도의 산은 우리나라 전체 산림 630만㏊의 약 21%에 달하는 134만㏊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가 우리의 일상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1월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와 서울연구원과 국립산림과학원이 주최한 ‘미세먼지 대응 도시 숲 그린인프라 토론회’에 따르면, 나무가 보다 없다면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도시림 축소는 열섬효과를 강화한다. 냉방에 따른 에너지 사용증가, 발전량 증가에 따른 이산화탄소·미세먼지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미세먼지 흡착량을 조사한 결과 양버즘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순으로 미세먼지 흡착량이 많았다. 침엽수인 소나무는 비가 내린 후 미세먼지를 다시 흡착할 때 활엽수종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이렇게 나무는 우리들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경북도가 ‘울진 금강송 명품 숲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산림청의 ‘산촌거점권역 육성 시범 사업’ 일환이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6년간 500억 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금강소나무 숲을 통한 산림복지 서비스 창출, 금강소나무 숲을 이용한, 사람 중심의 산림자원 순환경제를 구축한다. 사람도 자연이라면, 사람중심이 아니고, 자연 중심으로 가야한다.
이와는 반대로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최근 3년간 경북에서 잘려나간 산림만 해도 축구장(7,140㎡) 1,100개 규모인 790㏊나 된다. 최근 강원도 산불 피해면적 530㏊ 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다. 산을 깎아 태양광 패널을 깔기 위해서다. 나무를 심고 또 다른 편에선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11일 도청 회의실에서, ‘경상북도 명품 숲 육성을 통한 관광자원화 방안’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에는 경북도와 시·군 관계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해, 명품 숲 지정 방법, 콘텐츠개발, 지역 상생협력 방안 등에 대해 토론을 했다. 최근 산림과 숲·휴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산림문화·휴양·치유 등 각종 산림복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경북도는 도 면적의 71%를 차지하는 산림자원 중 역사, 문화, 생태 등 보존가치가 있는 숲을 명품 숲으로 지정·관리한다. 아름다운 산림경관 창출과 관광자원화 방안 모색을 위한 용역을 추진한다. 명품 숲 발굴을 위한 현장조사 및 유형화 구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명품 숲 홍보방안 및 콘텐츠개발, 사회가치 공유의 명품 숲과 지역과의 상생협력 운영방안 모색, 명품 숲 지속관리를 위한 제도화 추진방안 등이다.
경북도는 이번 용역이 마무리 되면, 지정된 명품 숲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관리 및 홍보를 통해 산림자원의 관광자원화에 힘쓸 계획이다. 박기원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경북도만의 특색 있는 명품 숲을 개발하고 육성, 생태관광 문화자원으로 발전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이다. 명품으로 지정하여, 경북도가 관리한다는 소문만 난다면, 명품을 좋아하는 현대인들은 승용차를 타고 한꺼번에 모여든다. 관리한다면, 관리소가 있어야한다. 사람들이 모여든다면, 최소한의 편의시설도 있어야한다. 주차장도 있어야한다. 이러다간 명품나무보단 시설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괜스레 명품이라는 바람에, 명품이 되레 훼손될 수가 있다. 명품의 나무는 도시의 빈 땅에 나무를 심는 일이다. 자투리땅일수록 더욱 좋은 명품의 도시 숲이다. 경북도가 용역에 따라 명품이 결정되면, 일정 년도까지 안식년을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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