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잘 사는 농어촌 만들기 책임은 해당 지자체는 물론 우리들 모두의 책임이다. 현재 농민과 도시민의 소득격차와 빈부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크게 벌어지고 있다. 농촌 잘살기의 정책이 겉돌았다는 증거이다. 지난해 6월 통계청이 2017년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농가소득은 3,823만9,000원이었다. 도시 근로자 가구(2인 이상)소득(명목)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통계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6,045만2,000원이었다. 도농 간 소득격차를 의미하는 도시근로자 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은 63.3%다. 2015년 64.4%에서 2년 연속 낮아졌다. 농업소득은 2015년 1,125만7,000원에서 2016년 1,006만8,000원, 2017년 1,004만7,000원이었다. 2년 연속 축소했다. 2년 연속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업소득이 1994년 처음 1,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23년째 1,000만원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는 현실이다.
실제 올해 1/4분기 1분위(하위 20%) 소득은 지난해보다 8% 줄었다. 날로 증가해도 농촌으로 가서 살려는 인구가 거의 없을 터임에도 소득마저 이런 추세로 가니, 농촌은 현재 살만한 지역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농어촌서비스기준’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체 17개 항목 중 소방출동, 진료서비스, 영유아, 창업 및 취업 컨설팅·교육 등 4개 항목의 이행률이 2017년보다 뒷걸음질만 쳤다. 이 같은 목표치에서 뒷걸음만 친다면, 농촌의 공동화는 날로 악화가 눈에 보인다. 행복은 커녕 불행만이 우리의 농촌을 지배한다. 행복농촌은 그야말로 헛소리가 아닌가한다.
뒷걸음과 헛소리를 없애는 행정에서, 경북도가 나섰다. 경북도는 농업유통구조, 농촌일자리 등 당면한 농촌 현안 해결을 위해 도내 농어업인(단체 등)에게 시설 및 운영자금으로 ‘2019년 경상북도농어촌진흥기금’ 600억 원을 융자 지원한다. 농업경쟁력 강화와 농가경영 안정을 위해 작년 9월부터 10월까지 사업신청(283명)을 받아 지원 자격을 검토했다. 사업 대상자를 확정(278명)해, 시·군을 통해 400억 원을 지원한다. 경북도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청년 농업인 창농 지원,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업체 지원 등 경북도 자체 사업에 140억 원, 태풍·우박 등 자연재해와 구제역·AI 등 현안 해결을 위해 60억 원을 지원한다.
사업대상자는 개인 2억 원, 단체 5억 원 한도로 최저 금리 수준인 1% 이자로 융자지원 받을 수 있다. 사업비는 소모성 농어업자재, 소형 농기계 등 운영자금(2년 거치 3년 상환)과 농어업시설, 대형농기계, 선박교체 등 시설자금(3년 거치 7년 상환)으로 사용할 수 있다. 농어촌진흥기금은 1993년부터 경북도, 시·군, 농협, 수협의 출연을 받아 지금까지 2,171억 원을 경북도 자주재원으로 조성해 운영 중이다. 2018년 말까지 5,605억 원(11,267건)을 지원해 경북도내 농어업경영 안정과 농가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이번 농어촌진흥기금 지원이 기반 없는 청년들의 발판이 되어 농촌에 새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조성된 농어촌진흥기금을 활용, 시대를 반영한 시책을 적극 발굴해 도내 농어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내의 농촌인구를 생각할 때에 농어촌 진흥기금 융자 600억 원은 말만은 그럴듯하다. 농가로 대비할 때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이 같은 시늉에 따라 우리 농촌은 겨우 연명한다고는 할 수가 있으나, 식량주권을 깊이 고려한다면, 쥐꼬리 흉내에서, 황금돼지를 본받아야한다. 농촌 마을 전체가 사라진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 당면한 과제라도 위 같은 재정의 투입으론 불가능하다.
경북도가 진정으로 경북농촌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재정을 확대해야한다. 매력적인 농촌에다 풍부한 일자리를 창출할 미래의 꿈을 지금부터 키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