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선 저명한 지역이 많았으나, 그동안 성장지상주의만을 추구한 탓에, 잊힌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젠 그 덕에 세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성장과 함께 우리의 역사·문화·예술에 대한 것을 세계 유산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 됐다. 이중에서도 가야문화인 고분군이 대표적이다. 가야는 삼국시대 낙동강 서쪽의 영남지방에 자리했던 여러 정치체들의 집합이다.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지 못했다. 6세기 중엽 신라에 모두 흡수됐다. 가야고분의 중심지도 한 군데가 아니다. 여러 곳에 분산적으로 존재했다. 대표적인 것은 금관가야(金官加耶)의 중심지인 김해의 대성동고분군, 대가야(大加耶)의 중심지인 고령 지산동고분군, 아라가야(阿羅加耶, 安羅國)의 중심지인 함안 말산리고분군·도항리고분군, 그리고 소가야(小加耶)의 중심지인 고성 송학동고분군 등이다.
지난해 12월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왕궁터에서 대규모 토성과 목책(木柵·울타리) 시설이 확인된 경남 함안에서 아라가야 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가마터와 토기 폐기장이 나왔다. 아라가야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경남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139-3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하여,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 함안 법수면은 2004년 창원대박물관이 지표조사를 진행해,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에 축조한 토기 가마터 13곳이 분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립김해박물관이 가마터 한 곳을 발굴해, 가마 3기를 확인했다. 우리와 세계가 가야문화·예술에 깊은 관심을 가질수록 미래진행형으로 발굴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번엔 경북도에 따르면, 고령 지산동고분군을 비롯한 7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관련 10개 지자체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경남에서 운영 중인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 올해부터 경북 고령으로 이전한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은 2017년 2월, 3개 가야고분군(고령 지산동,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경북·경남, 고령·김해·함안 등 5개 지자체가 업무 협약을 맺어 발족했다. 지난 2017년 12월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심의 시 가야고분군의 완전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산을 추가해야한다는 의견에 따라, 문화재청 주관 3차례의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선정된 4개 고분군이 추가했다. 2018년 5월 등재대상이 7개 가야고분군으로 확대됐다. 2021년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가 목표인 추진단은 등재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사무국으로 구성됐다. 2017년~2018년에는 경남발전연구원, 2019년~2020년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에 이어 2021년에는 전북연구원에 설치·운영한다. 추진단 사무실은 지산동고분군이 내려다보이는 고령의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내에 마련된다. 사무국은 경북·경남·전북도에서 파견된 공무원과 각 도 출연기관에서 파견된 연구원 및 채용 연구원으로 이뤄진다. 추진단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작성을 비롯해, 연구자료집 발간, 화보집 제작, 아카이브(archive)구축, 다큐멘터리 제작?홍보, 주민참여형 프로그램 제작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통합보존관리계획 수립, 고분군 비교연구 심화, 유구 도면 자료집 제작, 주민참여 프로그램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추진단이 대가야 역사가 살아있는 고령에 온 만큼 가야시대의 대표 유적인 가야고분군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야 세계유산의 등재는 우리의 역사를 되찾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역사를 찾는 것은 민족의 정체성의 살리기이다. 정체성은 역사에 숨은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때부터 역사는 우리의 역사가 되고, 세계가 인정하는 현대의 문화·예술의 발판이 되어, 우리가 세계의 문화·예술을 이끄는 문화대국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