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편복지를 현실에서 구현한다고는 하지만, 복지사각지대는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게, 또한 우리의 참담한 추운 현실이다. 이때엔 우리가 이웃을 향해 나눔이나 조건 없는 베풂이 아주 절실하다. 제도권의 복지만으로는 안 될 때엔, 민간에서 우리의 이웃들에게 베풀어야한다.
그럼에도 기부에 인색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2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기부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2011년 조사 때는 응답자의 36.4%였다. 2017년 조사 때는 26.7%로 9.7% 포인트 감소했다. 월 가구 소득이 400만 원 이상 500만원 미만인 이들은 기부 참여 비율이 2011년에 50.7%였다. 2017년에는 32.4%로 18.3% 포인트나 줄었다. 소득 500만 원 이상 600만원 미만인 이들은 같은 기간 기부 참여율이 55.5%에서 38.6%로 16.9% 포인트 감소했다. 월 가구 소득이 600만 원 이상 응답자의 경우 2011년 조사 때는 59.5%가 기부에 경험이 있었다. 2017년에는 14.3% 포인트 줄어든 45.2%만 기부에 참여했다.
지난 9월 재벌닷컴이 10대 그룹 상장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실린 기부금 내역을 조사한 결과, 해당 기업의 기부금 총액은 8천381억8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 비해 1천420억1천800만원(14.5%)이나 감소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부금 총액은 3천472억3천900만원이었다.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엔 제도적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에 설립됐다. 개인 기부 활성화를 통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실현을 목적으로 삼고 출발했다.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회원은 정회원과 약정회원, 특별회원으로 나뉜다. 정회원은 일시 또는 누적으로 1억 원 이상 기부금을 완납한 개인 기부자다. 약정회원은 5년 이내에 1억 원 이상을 내기로 약정한 개인 기부자다. 약정회원의 경우 최초 가입 금액은 300만 원 이상이다. 매년 일정 비율 20%를 기부해야 한다. 특별회원은 가족이나 제삼자가 1억 원 이상을 기부한 뒤, 대표자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추대한 경우다. 유가족이 고인의 이름으로 유산 일부를 기부하는 등의 사례가 해당한다.
2015년 12월 29일 기준으로 회원 수 1,000명, 약정 금액은 약 1,087억 원에 달한다. 직종별로는 기업인이 458명(45.8%), 전문직 129명(12.9%), 자영업자 45명(4.5%), 법인·단체 임원 35명(3.5%), 공무원 17명(1.7%), 방송·연예인 13명(1.3%), 스포츠인 9명(0.9%)이 참여했다. 익명을 포함한 기타 직종은 294명(29.4%)이다.
이 같은 회원이 안동시에 탄생하는 기부천사가 나타났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 경북아너소사이어티 90번째 회원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박헌명(30세) 회원>이다. 지난 9일 시청에서 권영세 안동시장, 신현수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참석하여, 신규 회원 가입식을 가졌다. 경북 90번째 회원으로 등록됐다. 겨울로 접어드는 요즘 날씨에 훈풍을 경북 바닥에 뿌렸다. 더구나 30세라면, 보다 젊은 나이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 사회 기부문화의 확산과 정착이라는 것에 미래의 희망을 건다. 박헌명 회원은 평소 나눔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 박태춘 경북도의회 의원 권유로 지역사회 사각지대 이웃들에게 나눔을 전달하고자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 회원은 어렸을 때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아버지를 본받아 이번 큰 결심을 하게 됐다. 이번 가입을 통해 나눔을 망설이고 있는 ‘잠재 기부자’들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잠재적인 기부자는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전화/053-980-7812)로 연락하면, 된다. ‘사랑의 열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상징하는 ‘국민희망 아이콘’(icon)이다. 이번에 새로 탄생한 주인공인 박현명 회원에 이어, 줄줄이 탄생하여, 치운 겨울날씨를 덥혀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