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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경주 불국사역 100주년, 한국철도 걸어온 길 추억하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8.10.25 20:03 수정 2018.10.25 20:03

우리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에 따라 오늘의 부(富)를 창출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불도저(bulldozer)를 앞세우고 앞으로만 나가는 속도전과 같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보존하고 후대로 물려줄 수많은 것들이 없어지는 불운을 맞았다. 마을에 산재한 민속품들도 근대화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 하나로 없어졌다. 이 같은 민속품은 이젠 문화재인 보물과 같은 것들이다.
이 중에서도 용케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불국사역이다. 지난 2013년 코레일은 철도문화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동래역, 경주역, 불국사역, 포항역 등 동해남부선 4개 역사를 철도기념물로 지정·보존을 결정했다. 4개 역사 중에서 경주지역 두 개의 역이 포함되어, 근대문화유산으로써 가치와 의미가 더욱 부각됐다.
철도기념물은 문화재청과는 별개이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철도유물에 대해 코레일이 지정한다.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동해남부선 4개 역은 일제강점기 시대 건립됐다. 이후 동해남부선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동해남부선 복선화 사업에 따라, 새로 짓는 신 역사에 역(驛)기능을 넘겨주었다 이 바람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들 역에 대한 역사적 중요성이 재조명되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에 근거하여, 코레일이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회생의 길을 밟았다.
경주역과 불국사역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건축됐다 그럼에도 조선시대 전통 건축양식을 도입한 역사였다. 경주역은 연면적이 876.6㎡이다. 벽돌 단층 건물로 한식 골기와 지붕 및 동판지붕이다. 경주역의 급수탑은 2012년 1월 준철도기념물로 지정됐다. 불국사역사는 외장재나무, 기둥, 지붕의 양식, 건물의 골격 등이 건축 초기의 외형을 충실히 간직했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경주 불국사역이 오는 11월 1일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불국사역은 오랜 기간 민간위탁으로 경영했다.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거의 폐역이나 다름없었다.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불국사역 주변에 있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달픈 사랑의 전설이 있는 영지 못과 괘능, 성덕왕능, 효소왕능, 구정동방형분, 아기봉, 민속공예촌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불국사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불국사와 석굴암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미래의 문화·예술의 꿈나무인 유치원생들이 수시로 불국사역을 찾고 있다. 기차를 보고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맞이방을 작은 철도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해야겠다는 구상도 있다.
코레일 홍보실과 철도박물관의 도움으로 <기차의 변천사> <철도의 역사> <한국철도가 걸어온 길> 등 주요 자료를 받아, 대형액자를 제작해 게시했다.
또한 100년 역사를 함께한 향나무의 조경작업과 유휴지를 정비했다. 꽃을 심어 불국사역을 찾는 고객들의 소중한 추억을 담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그리고 ‘느린 우체통’을 설치해, 사랑의 편지쓰기 등의 이벤트도 함께 벌인다. 불국사역은 동해남부선 여객열차인 무궁화호가 총36회 운행 중이다. 이 중 21회가 정차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국사역을 찾고 있지만, 아쉽게도 오는 2020년 신노선이 개통되면, 폐선이 될 위기를 맞았다.
최근 불국사역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요즘 하나같이 폐선이 될 것을 걱정한다. 불국사를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과 특히 학창시절 설렘이 가득한 수학여행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이곳 불국사역을 아무도 찾지 않는 쓸쓸한 역이 된다는 것이 너무 아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불국사역이 오는 2020년에 폐선 위기는, 또 다시 세월이 지나면, 또 다른 모습의 속도전에 다름이 없다. 보존으로 가야만 한다. 경주시엔 신라의 문화·예술과 근대문화유산을 그대로 살려야한다. 신라와 근대의 합작품이 또 다른 문화·예술의 후대의 유산이다. 이참에 경주시는 근대문화유산을 전수 조사할 T/F팀을 구성하길 바란다. 결과에 따라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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