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기고

‘빨리빨리’ 교통문화 개선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8.08.21 15:51 수정 2018.08.21 15:51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며 예를 숭상하는 부드럽고 유순한 성품과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그러나 해방 이후 급격한 산업화의 영향과 빠른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에서 비롯된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아 많은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는 교통안전을 저해하고 대형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화이다.
빨리빨리 문화는 우리의 의식주 생활 전반에도 스며들어 있는데 식당에 가면 빨리 달라고 한다든지, 요리가 나오는데 얼마 걸리냐고 묻고, 심지어 다른 손님보다 음식이 늦게 나왔다는 이유로 시비가 되기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식도 30분 만에 해 버리고 주어진 임무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게 능력 있는 것처럼 평가받는 것 그 이면에는 여유 없이 급하게 서두르는 ‘대충대충’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우리는 빨리 문화로 인해 아파트, 다리 붕괴와 같은 대형재난의 쓰디쓴 맛을 그 결과로 톡톡히 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외국인조차 처음에는 ‘빨리’에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사장님 빨리 돈 주세요”하며 ‘빨리’를 외친다. 이것은 빠르지 않으면 도태되고 마는 한국의 문화적 토양에서 비롯되었다.
‘빨리 문화’는 교통 분야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신호가 바뀌고 바로 출발하지 않는다고 경적을 울리거나,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자마자 바로 뛰어가거나 매표소 앞에서 빨리 가려고 새치기를 하거나 대중교통수단이 제시간에 출발이나 도착을 하지 않으면 곧바로 항의하는 것 등이다.
논어 자로편에 ‘무욕속 무견소리’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조그만 이익을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빨리빨리 문화는 속성을 낳고 속성이 부실을 낳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경칩이 지난 따뜻한 봄날이다. 농촌에는 농부들의 부지런한 발걸음이 들녘으로 향하고 도시에도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좀 더 여유로운 마음과 천천히 라는 마음으로 주변을 살피는 것이야말로 교통안전의 필요조건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 정 선 관 / 상주서 교통관리계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