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4시, 봄 기운이 만연한 영남대 캠퍼스에서 열린 ‘버스킹’에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흔치 않는 클래식 거리공연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은 성악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췄다.
거리의 성악가로 유명한 인씨엠예술단 노희섭(47) 단장이 모교인 영남대 캠퍼스에서 거리공연 ‘러브 인씨엠’을 가진 것. 러브 인씨엠은 지난 2006년에 비영리전문예술법인으로 설립된 오페라·오케스트라 공연 단체 인씨엠예술단의 클래식 대중화 프로젝트다.
이번 공연은 대학 새내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남대 총학생회 주최, 재경총동창회와 영남대 음악대학 후원으로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영남대 정문 전시관 앞에서 진행됐다.
26일 공연을 관람한 이인화(23, 영남대 무역학부 4학년)씨는 “수업을 마치고 지나가는 길에 노래 소리가 좋아 잠시 앉아 듣고 있었다. 익숙한 오페라 곡을 버스킹으로 들으니 더 신선한 것 같다.”고 말했으며, 박소양(21,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 씨는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공연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나마 여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이날 공연은 일반 대중들에게 익숙한 오페라곡과 그리운 금강산 등 가곡을 비롯해 오페라에 대한 재밌는 설명을 곁들여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편, 공연을 펼친 노 단장은 테리톤(테너와 바리톤을 모두 노래하는 성악가)으로서 바리톤과 테너를 넘나드는 음악가로 정평이 나있다. 노 단장은 1991년 영남대 성악과에 입학하며 성악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시에나 리날도프란치(Rinaldo Franci) 국립음악원 수석 졸업, 로마 국제음악아카데미 합창지휘과 졸업,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 상임단원 및 총무 역임, 2009년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특별상’, 2012년 뉴스메이커 선정 ‘한국을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 등 이력도 화려하다. 그는 클래식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클래식 공연을 거리로 끌고 나왔다. 2013년 7월 서울 명동거리 1인 버스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서울 신촌, 이태원을 비롯해 완도 등 섬 지역까지 전국에서 총 487회 공연을 가졌다. 이번 영남대 공연이 488회와 489회째다.
경산=신경운 기자 skw61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