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지난 24일, 60대 민원인이 시청 담벼락에 게첨 돼있는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는다며 공무원을 폭행하고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경 청사내 한 사무실에서 민원인 A씨가 6급 공무원 B씨에게 폭행과 욕설을 퍼부으며 협박했다.
A씨는 사건 발생 20여분 전 공무원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시청 담벼락에 여러 장이 붙은 민노총 현수막을 조속히 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B씨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자 달려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수막에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경주지역 시내버스의 공영제 등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B씨는 "현재 버스 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므로 조만간 합의가 이뤄지면 현수막을 제거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A씨는 "(내가)경주시 미래자문위원인데 이미 수차례나 전화를 했는데도 왜 내 말을 무시하느냐"며 "시장을 만나 이 사실을 말하겠다"면서 찾아와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더구나 A씨는 폭행을 말리는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사무실 집기와 의자를 던졌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로비 등에서 발길질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피해 공무원 B씨는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입원했다. B씨는 "통화에서도 욕설을 퍼부어 사과하러 온 줄 알고 자리에 앉아 있다가 순식간에 폭행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조만간 가해자를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처벌할 방침이다. 이승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