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민주주의 구현은 언론인의 역할에 달렸다. 언론에는 기자(記者)와 취재원(取材源)과의 원만한, ‘사이 관계망’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이보단 취재원의 협조도 없이, 국민들이 모르는 것을 세상에 폭로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취재원의 협조로 보도되는 것보다, 훨씬 더 세상을 투명·공정하게 한다. 이번 땅 투기 보도는 취재원이 감추고 싶었을 게다. 이렇게 언론을 보면, 기자의 사명은 사회의 공정과 투명 그리고 공평함을 추구한다. 더구나 공무원의 사회에선 자기들이 국민들을 위해서 하는 모든 일이 사회에 알려지길 바란다. 만약에 애써 감춘다면, 그곳엔 투명·공정·정의 등이 아닌, 무엇인가를 감추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단정해도 좋다. 언론으로써, 숨어 있던 진실이 밝혀지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때문에 기자는 근거 없는 소문과 맞서 싸운다. 객관적이고 청렴한 저널리즘을 구현한다. 한 국가의 가치는 그 나라 언론의 가치로 매겨진다.
그럼에도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문화재청의 어느 사무관이 취재를 가로막는 황당한 사건이 터졌다. 문화재청이 안동하회마을방문객센터 건립사업 설명회를 멀쩡한 회의실을 놔두고, 길바닥에서 가지는 황당한 촌극이 발생했다.
이유는 더 황당했다. 문화재청 관계자가 설명회에 기자들을 초청도 하지 않았는데 왜, 왔느냐고 짜증을 냈다. 기자는 초청을 받지 않아도, 어디든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 발로 뛴다. 이럼에도 이 사무관은 기자 초청 운운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하는, 언론의 속성을 전혀 모르는 문화재청의 사무관이다. 여론사회에선 이 사무관의 존재감은 없다. 이런 과정에서 돌연 공식 회의는 중단됐다. 비례하여, 알권리도 중단되는 사태가 터졌다. 회의시간이 지나도 문화재청 담당 사무관이 회의장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 사무관이 밖에 머무르자, 회의장에 있던 10여 명 관계자들도 모두 밖으로 나가 결국 회의가 취소됐다. 이를 두고 세계문화예산에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에서 최근 전동차가 600여년 된 담장을 들이받아 훼손되는 사고와, 불법 증·개축 되는 건물 문제로 정부와 주민 간의 충돌 등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은 안동하회마을 내 마을회관에서 열리기로 한 ‘하회마을방문객센터 건립사업’ 설명회를 취재하기 위해, 참석하려는 언론사 기자들을 설명회장 입구부터 막아섰다.
이날 문화재청 하회마을 담당 사무관은 다짜고짜로 “기자가 여기를 왜 오느냐, 초청도 하지 않았는데 왔냐”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이 사무관이 하는 직무는, 아마도 ‘짜증이란 증세’가 아닌가한다. 이 사무관은 취재기자들이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계속해 모여들자, 혼잣말로 떠들었다. 계속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취재기자들이 “무슨 비밀회의도 아닌데 참석을 막고 짜증을 내는 이유가 뭐냐”고 따지자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피했다. 소리를 지르다니, 참으로 놀라운 행태이다.
상황에 여기에 이르자,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도 눈치를 보며 하나, 둘씩 회의장을 나섰다. 결국 회의 참석자들은 하회마을 매표소까지 이동해, 야외에서, ‘땡볕 길바닥 설명회’를 하는 어이없는 촌극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다. 이 자리에도 문화재청 관계자가 취재기자들 접근을 막아 공분을 샀다. 설명회에는 문화재청, 설계 용역사, 하회마을 보존회, 안동시청 관계자들만 참석했다. 기자들은 총성이 빗발치는 곳에서도 종군한다. 이도 역시 초청이 아니다. 기자의 사명감에서다.
기자들은 이 사무관의 인격적인 존재감을 존중한다. 그렇지만 보다 투명한 사회 만들기로 살기를 원하는 민주·여론·투명·공정·공평엔 국민세금이 아깝다. 문화재청은 재발방책을 세워야한다. 기자를 내보내는 방법으로 숨기려는 문화재청의 사무관이 아닌 다른 투명한 사무관으로 안동하회마을방문객센터 건립사업을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