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신자유주의로써 승자 독점시대이다. 시장에서 딱 한번만이라도 탈락하면 이때부터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다. 이때엔 이웃의 나눔과 베풂이 필요하다. 기부이다.
기부는 꼭 가진 자만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2019년 11월 기초생활수급을 받아 사는 80대 할머니가 전 재산 2,400만 원을 기부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따르면, 이 지역 주민 김 모 할머니가 찾아와, 익명으로 기부하겠다며 돈이 든 봉투를 맡기고 갔다. 이 할머니는 홀로 월세 10만 원짜리 지하 셋방에 살며, 기초생활수급생계급여를 받아 생활해 왔다. 할머니는 평소 정부지원을 많이 받았다. 언제 죽을지도 몰라 기부 결정하게 됐다. 지원받은 돈을 사회에 다시 돌려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1월 인천 만석동·북성동·인현동의 쪽방 주민들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들이 기부금 168만 원을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폐지 수거, 볼펜 조립 등으로 마련한 성금을 지난 연말 주변 쪽방 상담소와 무료급식소, 노숙인 쉼터에 있는 모금함에 모은 뒤, 이날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인천 쪽방 주민들은 2008년 12월 87만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12년째 빠짐없이 사랑의 열매에 성금을 전달해왔다. 총 성금은 1,570만 원에 달한다. 쪽방 주민 대표는 다 쓴 가스통을 개조해 만든 저금통에 20여만 원을 모아 기부에 동참했다. 더 어려운 분들에게 용기를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지난해 10월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컸던, 대구가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 수에서 전국 1위였다. 지난해 11월 영주시의 권용호, 김동조 씨 부부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4,000만 원을 기탁했다. 위 같은 기부행렬이 사랑의 온도탑을 펄펄 끓게 했다.
경북 도민들의 이웃사랑 지수를 나타내는, ‘희망 2021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가 100도를 돌파하며, 지난달 31일 성황리에 종료됐다. 희망2021 나눔 캠페인(2020.12.1~2021.1.31)은 ‘나눔으로 희망을 이어 주세요’란 주제로 전개됐다. 지난달 12일에 이미 100도를 돌파했다. 캠페인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모금 목표액 127억 원보다 17억 원 초과한 1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랑의 온도가 113도를 기록했다.
당초 코로나19와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올해는 어느 때보다 목표액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 속에서 시작된 캠페인이었다. 하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를 돕고 나누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여, 이뤄낸 성과이다. 경북도민들의 따뜻한 온정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번 캠페인 기간 동안 ㈜포스코, 삼성전자(주), 경북농협, DGB사회공헌재단, 한국수력원자력(주), 아이에스동서, 벨엘산업, 아진산업(주), ㈜풍산 등 300여 곳의 지역 기업들이 기부를 실천했다. 10번째 생일날 1년 치 용돈을 모아 생일기부를 실천한 어린이, 아들의 첫 돌을 기념해, 아이의 이름으로 성금을 기부한 부부이다. 10년 동안 매년 잊지 않고 용돈을 기부해준 고등학생 등 각자의 사연과 희망을 담아 나눔을 실천했다.
그 외에도 겨울철을 따뜻하게 보낼 난방유와 연탄, 이웃들에게 필요한 생활용품 등 다양한 물품들이 잇따라 기부되며 올 겨울도 나눔의 훈풍이 이어졌다.
강성조 도 행정부지사는 “코로나19로 모두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도민들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받았다. 이 힘으로 경북은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청 또한 도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 질 수 있도록 도정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우리들에게 알려줬다. 이제 곧 설이다. 설이지만, 어려운 이웃이 없는가를 다시 살피는 경북도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