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 한해는 오롯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어느덧 12월 중순을 지나고 있다. 작년 겨울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전염병은 시간이 지나면 조용히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추측은 철저히 빗나갔고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낯선 세상에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었고 ‘비대면’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사회로 변했다.
코로나가 바꾸어 놓은 사회적 풍경은 이곳 영천호국원도 예외는 아니다. 영천호국원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조국의 발전과 세계의 평화를 지키고자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하신분 등 국가유공자분들이 영면해 계시는 곳이다. 엄숙한 가운데 매일 국가유공자 및 그 배우자에 대한 안장식이 진행되고 현충탑에는 매일 기관, 단체, 학생 및 자원봉사자들의 참배와 봉사활동으로 활기가 넘쳤으나 코로나가 온 세상을 뒤덮은 후에는 호국원을 찾는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더구나 대구지역이 지난 2~3월에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 돌아가신 분들도 많았으며 안타깝게도 참전유공자 등 10여 분이 코로나19로 돌아가시어 이곳 영천호국원에 안장되어 계신다. 과거 6·25전쟁과 월남전의 치열했던 전투에서 무서움과 공포를 감내하며 살아오신 세월도 힘겨웠을 텐데 돌아가시는 마지막 순간에도 ‘코로나19’라는 병마와 고군분투하다가 가족들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못 나누고 외로이 돌아가셨을 그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생활속 거리두기 등을 철저히 지켜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보다 우수한 ‘K-방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다시 시작된 3차 유행은 우리를 더욱 긴장하게 한다. 우리 모두 솔선수범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 등을 철저히 해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올 겨울 매서운 추위도 내년 2~3월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지나가듯이 코로나라는 무서운 바이러스도 추위와 함께 사라지고 지난날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하루빨리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하여 평화로운 이 호국원 광장에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조국의 소중함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봉사활동으로 대신하는 젊은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활기찬 모습으로 메워질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