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창화 한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 |
|
콩팥은 등 쪽에서 갈비뼈에 가려진 상태로 좌우 한 개씩 두 개가 있다. 신장(腎臟)은 한자이고 우리말로 콩팥이라고 부른다. 콩팥은 복강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복강 뒤쪽 후복막강이라고 부르는 부위에 존재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등 쪽 피부에서 3cm 내외 들어가면 콩팥이 있다. 그래서 옆구리나 등을 다친 경우에 콩팥이 손상될 수 있다. 콩팥은 혈액 중의 노폐물을 거르는 것이 주요 기능이므로 콩팥동맥과 콩팥정맥을 통해 복부대동맥 및 하대정맥과 같은 큰 혈관에 연결되어 있다. 콩팥에서 혈액을 걸러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거쳐 방광에 저장된 후 배뇨 시에 몸 밖으로 배출된다.
콩팥에 이상이 있으면 이전에는 만성신부전이라고 했었는데 요즘에는 점점 세밀하게 정리되고 보완되면서 만성콩팥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적인 이상이나 구조적인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소변검사에서 정상범위 이상의 단백뇨가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보이거나 혈액검사에서 콩팥의 기능이 저하된 것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 의심할 수 있다. 간염의 경우에는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만성이라고 말하지만 콩팥병의 경우에는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고정된 것을 보고 만성이라고 한다. 그 외 영상검사나 조직검사에서 콩팥에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도 만성콩팥병이라고 할 수 있다.
콩팥병은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찍 발견하고 관리하여야 신장이식이나 투석치료가 필요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의 가장 중요하고 흔한 두 가지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말기신부전의 원인으로 당뇨병이 약 50%, 고혈압이 약 20%를 차지한다. 세 번째로 흔한 원인이 사구체신염이고, 그 외에 다낭성신질환과 같은 유전질환이나 선천성기형, 자가면역질환, 약물오남용이 원인이 된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중요한 원인이다 보니 고령에서 만성콩팥병이 아주 많이 생긴다. 70대에는 약 40%, 80대에는 약 60% 이상이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어떤 면에서는 노년의 질환으로 보아도 될 정도로 고령 인구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거나 가족 중에 콩팥 질환이 있는 경우, 노인의 경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고 정기적으로 콩팥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만성콩팥병의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치료가 되고, 만성콩팥병의 원인 질환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이라면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만성콩팥병의 발생이나 진행을 느리게 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고혈압은 만성콩팥병의 두 번째로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콩팥병이 생기면 이차적으로 고혈압이 생기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콩팥병에 의하여 이차적으로 생긴 고혈압도 본태성고혈압과 마찬가지로 만성콩팥병의 진행에 중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본태성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조절이 필요하다. 혈압 약 중에서 콩팥질환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계통의 약이 있기에, 이러한 약을 선택하여 혈압 조절을 하는 것이 콩팥질환에 훨씬 유리하다.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약이나 건강식품, 영양제 등을 사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하여 높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흔히 사용하는 진통소염제도 콩팥질환을 만들거나 콩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고, CT 검사 시에 사용하는 조영제도 가끔 신독성을 일으킬 수 있어 콩팥기능이 안 좋은 분들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장기능이 심하게 나쁜 경우에는 MRI 검사 시에 사용하는 조영제가 신장에 대한 독성은 없더라도 배설이 안 되면서 우리 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만성콩팥병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우리가 느낄 정도로 심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적절한 검사를 해보지 않고는 말기신부전 직전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이유 없이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 이유 없이 식욕이 감소하고, 수면장애가 있고, 쥐가 자주 나고, 아침에 눈꺼풀이 붓거나 발과 발목이 붓는 경우, 소변을 자주 보는데 밤에 더 심한 경우 등이 만성콩팥병의 증상일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이 긴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하다 보니 몸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무시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만성콩팥병의 흔한 합병증의 한가지로 나트륨 및 수분을 콩팥에서 충분히 배설하지 못하면서 우리 몸에 부종이 있을 수 있다. 부종이 생긴 경우에 이뇨제를 사용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이뇨제는 소변으로 나트륨을 내보내서 부종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소금을 적게 먹으면 이뇨제를 사용한 것과 비슷하게 몸 안의 염분을 줄여서 부종 치료에 많이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음식 중에서 국물이나 찌개, 젓갈이나 소금에 절인 음식은 염분이 아주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것만 피해도 소금 섭취량의 절반 가까이를 줄일 수 있다. 반찬을 싱겁게 먹는 것보다 국물이나 찌개, 절인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데 훨씬 유리하다. 조혈호르몬도 대부분을 콩팥에서 만드는데 콩팥기능이 저하되면서 조혈호르몬 부족으로 인하여 빈혈이 생길 수 있다. 만성콩팥병에 의한 대사성산증으로 인하여 골다공증이 심해질 수 있고, 콩팥에서 인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서 뼈 대사 이상으로 뼈에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심한 만성콩팥병의 경우에 전해질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서 부정맥을 유발하여 위험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심한 만성콩팥병의 경우에 콩팥을 통한 칼륨 배설에 문제가 생기면서 고칼륨혈증에 의한 부정맥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전해질이상의 한 종류다. 과일이나 야채, 생나물 종류에 칼륨이 많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고칼륨혈증이 생기면 이런 종류를 피하라고 의사들이 조언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콩팥병의 원인을 치료하여 완전히 회복시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가장 흔한 원인인 당뇨와 고혈압과 같은 질환을 포함하여 만성콩팥병의 주요한 원인이 되는 병들은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당뇨와 고혈압을 완치시킨다는 말보다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처럼 만성콩팥병도 계속 꾸준하게 관리하여야 신장이식이나 투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건강검진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건강검진에서 콩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를 받으면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확인하기 바란다. 검진 검사의 특성이나 검사 방법의 특성으로 인하여 실제로는 콩팥에 이상이 없는데도 검사에서만 이상이 있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만성콩팥병이 있는 경우도 많으니 반드시 콩팥병 여부에 대하여 검사해보기 바란다. 간단한 소변 및 혈액검사와 혈압 측정만으로도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고, 비용도 매우 저렴하니 바쁘다고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검사해보기를 바란다.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0년 12월호 발췌
글 : 이창화 한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출처와 글쓴이 및 자료제공은 꼭 넣어주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