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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소년범 예방은 ‘공감’에서부터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12.07 18:29 수정 2020.12.07 18:29

이 형 무 순경
영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계

2020년은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대한민국 모두가 힘든 한 해였다.
우리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교육계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을 했고, 학생들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학교를 가지 않기 때문에 학교폭력과 소년범죄가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다.
학교를 등교하지 않자 비행청소년들끼리 무면허 운전을 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너무 답답한 집을 잠시 나와 친구들과 어울리던 중 우연히 만난 선·후배 간의 폭력 등 학교폭력은 여전히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성인 못지않은 잔인한 범죄 형태를 띠고 있는 것도 많다. 이에 더욱, 학교폭력과 비행소년에 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행소년에 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이란 무엇일까? 각자마다 가진 답이 다를 수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전담경찰관으로 현장을 가보면,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에게 “본인도 가만있었으면 좋아서 그런거 아냐? 왜 이제 와서 신고하지”라는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어른들의 부족한 공감능력을 볼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미성숙해서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과 그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게 공감능력이 없는 발언을 한다는 것은 미성숙한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아닐까. 범죄를 저지른 아이에게는 “넌 나쁜 애다”가 아닌 “어떤 환경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을까”라고 공감부터 해보는 게 우리 어른들의 올바른 모습이 아닐까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굉장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번쯤은 저 아이가 왜 저렇게 됐는지, 혹시 어른들의 잘못은 아니었는지, 사회에 나왔을 때 낙인되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라는 공감을 해보는 시간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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