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경찰서 농암파출소 경위 전문석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모두 집중되어 가정에 관한 기념일이 가장 많아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는 ‘가정의 달’이라 일컫는다.
가족은 결혼, 혈연, 입양 등으로 맺어진 공동체 또는 그 구성원을 이르는 말로,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집단이다.
가정은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곳으로, 함께 먹고 자고 휴식을 취하는 삶의 보금자리다. 가정에서는 부모님과 형제자매 등으로부터 예절과 규칙을 배우고, 바람직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한다.
하지만 어는 때는 그렇지 않다. 원수처럼 싸우다 갈라서는 부부도 있고, 그로 인해 부모 없는 설움을 평생 품고 살아야 하는 아이도 있다.
또한, 늙고 힘없는 부모를 구박하거나 살해하는 비정한 자식은 물론 부모가 물려준 재산을 더 많이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는 형제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쯤이면 사랑으로 가득한 가족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그렇다면 가족은 언제나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는 관계가 아닐지도 모른다. 때로는 미워하고, 다투고, 등지는 관계가 된다.
어쩌면 가족이란 사랑과 미움이 공존하는 관계일지도 모른다. 제일 가깝지만 가장 섭섭해지기 쉬운 존재가 바로 가족관계다.
그래서 섭섭한 마음에서 감사함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집에서 느꼈던 사소한 행복의 순간은 언제일까? 화초가 수줍은 새색시처럼 잎사귀 사이로 꽃망울을 터트릴 때, 분리수거 한 쓰레기를 싹 처리했을 때, 정성을 다해 요리한 아내의 음식을 가족이 함께 먹을 때 등 행복했던 순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행복’하면 보통 화려하고 거창한 것을 생각할 때가 많다. 먼저 외국의 유명한 관광지를 여행하는 것, 그리고 값비싼 음식을 먹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거나, 꿈꾸던 일이 이루었을 때 등을 연상한다. 하지만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우리의 눈앞에 있다. 단지 찾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 뿐이다.
쇼펜하우어는 《행복론》에서 세 가지 향유(享有)를 통해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재생력과 관련된 향유다. 먹고 마시기, 휴식, 수면 욕구다. 두 번째는 육체적 자극과 관련된 향유다. 산책, 달리기, 승마 등 운동경기와 관련된 것이다. 세 번째는 정신적 감수성과 관련된 향유다. 탐구, 사유, 독서, 명상, 철학적 사고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정에서도 이 세 가지 향유를 적절하게 조합하여 행복을 찾는 창조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바쁘게 뛰어가다 한 번쯤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는 그런 삶을 산다면 무심결에 지나친 사소한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가족 구성원들을 향한 따뜻한 지지가 그들의 일상에 차곡차곡 쌓이면 그들도 다른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존재가 된다. 그리고 행복한 사회, 행복한 가정이 더 많아질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 변화의 여정에 함께 할 이들이 늘어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