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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포항지진특별법 1차 시행령 제정, ‘코로나19 감염’과 연동으로 연기해야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0.03.02 19:52 수정 2020.03.02 23:32

지금은 코로나가 우리사회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흔들고 있다. 좀처럼 코로나19의 창궐을 어떻게 할지 모를 정도이다. 지난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자 3천526명 중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2천113명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 대부분은 대구·경북에서 발생했다. 지역별 확진자를 보면, 대구는 1천877명, 경북 164명이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추가돼, 18명으로 늘었다. 18번째 사망자는 83세 남성으로 뇌경색,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지병)을 앓았다. 경북대병원 음압병상에서 진료를 받다가, 이날 오전 숨졌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조사 중이다.
이 같은 코로나19의 난리 통에 포항시 지진특별법까지 끼어들려고 한다니, 경북도는 더욱 어수선하다. 2019년 12월 27일 ‘포항지진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포항지진특별법이 지진 발생 2년1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해, 촉발지진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와 피해구제 절차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껏 그대로만 있었다. 이제야 시행령이 코로나19와 함께, 오는 4월까지 시행령을 만든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덮쳐, 포항시민들을 또다시 ‘시행령 코로나19’의 공포로 몰아가고 있는 판이다. 지금까지 뭉그적거리다가, 난데없는 시행령이다.
지난 1일 포항 11·15 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정부를 향해 올해 3월말로 된, 1차 시행령 제정(지진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등) 기간을 4월말까지 한 달 연기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는 요청보단 당연한 것이다. 포항지진은 지난 2017년 11월15일 정부가 추진했던, 포항지열발전 사업 과정에서 촉발된 인재(人災)로 정부조사연구단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날 범대위는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루 헤아릴 수 조차 없는 큰 피해를 당한 포항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하고 분노가 치민다고 성토했다. 코로나19의 대처에도 갈팡질팡하는 정부가 지금은 사과할 틈이 없을 것이다. 사과는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포항지진특별법은 올 4월 1일 시행을 앞두고, 현재 후속 조치인 시행령 제정을 위한 주민의견 수렴과정을 거치고 있다.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해 마스크까지 쓰고, 어떻게 정확도가 높은 민의가 나오겠는가.
특히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경북은 물론 포항시 역시 주민들의 일상적 생활이 어려운 상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위기 상황이 언제 종식돼, 종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범대위는 이처럼 포항시민들의 일상적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포항지진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고려해, 올 3월말로 된, 1차 시행령 제정기간을 4월 말까지 한 달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시점에선 4월 말 운운도 무의미하다. 이와 함께 오는 11일까지로 돼 있는 시행령 제정을 위한 주민 의견 수렴 역시 ‘코로나19’가 잠잠해 질 때까지 연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범대위는 정부는 지진 피해에다 ‘코로나19’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중고를 겪는 포항시민들의 아픔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포항지진특별법 시행령 제정과 주민의견 수렴을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될 때 까지 늦춰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11·15포항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 시민사회분과 부단장에 따르면, 네덜란드 그로잉엔 가스추출 현장처럼, 포항 인재 지진에 따른 불안, 자산 가치 하락, 건물 크랙, 침하 현상, 지진 트라우마의 고통을 겪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포항지진의 트라우마 보상까지 여론을 수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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