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 출석을 앞둔 정명훈(63)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서울시향 예술감독 직을 내려놓고 한국을 떠난 지 약 7개월 만인다. 위아래 흰색 옷을 차려 입은 정 전 감독은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내자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정 전 감독은 지난 5월 검찰과 소환 일정을 조율했다. 하지만 당시 서울시향 직원들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 미뤄졌다. 이후 6월부터 이달 초까지 정 전 감독이 미리 약속된 이탈리아 밀라노의 국립극장 라 스칼라 공연 일정 때문에 입국이 어려웠다. 정 전 감독은 본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전 감독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의 이동근 변호사는 "최근 '재산처분 후 해외도피'라는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정명훈 지휘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론보도들이 있었으나, 이에 대해 해당 언론사들이 사실확인을 거쳐 정정보도를 한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정명훈 지휘자는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정 전 감독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고소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정 전 감독을 14일 오전 10시 피고소인이자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항공료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정 전 감독은 15일 경찰에 출석한다. 정 전 감독을 지평을 통해 "모쪼록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사건이 하루속히 마무리됨으로써, 8월부터 시작되는 여러 연주를 위해 다시 귀국할 때에는 여러분과 좋은 연주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감독은 8월18일 롯데콘서트홀 개관 무대인 서울시향 공연을 지휘한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시향 송년 대표 레퍼토리인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이후 정 전 감독과 서울시향이 8개월 만에 호흡을 맞추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