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재는 목조나 석조로 되어, 풍우에 취약하다. 이런 탓에 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은 우리가 지켜야할 소중한 문화재이다. 목조 문화재 중에서도 해인사 대장경은 그 보존의 가치가 세계적이다.
지난 12일 문화재청은 대한불교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진행한,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에서 전국 114개 사찰에서 목판 2만7천여 점을 찾았다. 석조 문화재 중에선 불국사의 석굴암도 소중하긴 마찬가지이다. 이런 문화재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들이 많다. 이러니 나라와 문화재는 동격으로 봐야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번에 새로 국보로 승격된 문화재도 같은 이치였다. 지난 2일 고려시대에 건립돼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경장건축(경전을 보관하는 건축)물인 예천 용문사의 대장전(大藏殿)과 윤장대(輪藏臺)가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각각 보물로 지정된 예천군 용문사의 보물 제145호인 대장전과 보물 제684호인 윤장대를 통합해, 한 건의 국가지정문화재를 국보로 승격하여, 제328호로 지정했다. 문화재위원회 건축·동산분과는 용문사 대장전(건축물)과 윤장대(동산)의 건립시기, 의미,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두 보물이 일체성을 갖는 문화재이다. 역사·예술적 가치가 뛰어나, 한 건의 통합한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3년)에 벌어진 김보당의 난을 극복하기 위해 조응대선사(祖膺大禪師)가 발원하여 조성했다. 고대 건축물로는 매우 드물게 발원자와 건립시기, 건립 목적이 분명하게(重修龍門寺記·1185년) 드러나 있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초창 이래 여러 차례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동(오른쪽) 윤장대에서 확인된, 천계오년(天啓五年·1625) 묵서명과 건축의 양식으로 미뤄볼 때, 17세기에 수리돼 현재까지 이어져온 것으로 보인다. 대장전은 일반적으로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건물이다. 용문사 대장전은 윤장대를 보호하기 위해 건립된 건물이라는 특징을 지녔다.
용문사 대장전은 다포계 맞배(책을 엎어놓은 모습)지붕의 건물이다. 초창(初創) 이후 8차례 이상 중수가 이뤄졌지만, 초창 당시의 규모와 구조가 유지됐다. 중수과정을 거치면서 건축양식으로는 현재 17세기 말의 모습을 띠고 있다. 대들보와 종보의 항아리형 단면, 꽃병이나 절구 형태의 동자주(짧은 기둥)에서 여말선초의 고식(古式)수법이 확인된다.
대장전은 윤장대를 보관하는 국내 유일의 경장(經藏)건축이다. 윤장대는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회전식 경장으로 전륜장, 전륜경장, 전륜대장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윤장대를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는 공덕신앙이 더해져, 불경을 가까이할 시간이 없는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윤장대는 고려 초 중국 송대(宋代)의 전륜장 형식을 받아들여,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영동 영국사와 금강산 장안사 등에도 윤장대 설치 흔적과 기록이 남았다. 현재는 예천 용문사 윤장대만이 유일하게 같은 자리에서 846년 동안 그 형태와 기능을 이어오면서 불교 경장신앙을 대변한다.
대장전 내부 양쪽 옆면 칸에 좌우 대칭적으로 1좌씩 설치됐다. 8각형의 불전 형태로 제작돼, 중앙의 목재기둥이 회전축 역할을 하게 돼 돌릴 수 있도록 돼있다.
8각면의 창호 안쪽에 경전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가 보유한 국보 건축물은 총 24건이다. 이번에 예천 용문사의 대장전이 국보가 되면서 지난 2011년 ‘완주 화암사 극락전’ 이후 8년 만에 다시 국보 건축물이 나오게 됐다.
목조문화재는 또한 화재에도 취약하다. 여기서 목조든 석조든 모든 문화재를 3D입체 영상으로 제작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문화재가 많다는 것도 자랑이지만, 만약의 경우를 고려해, 사전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