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전국각지에서 생업을 포기하고 상경한 어민들과 국회의원 자문단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추진위원회' 창립총회와 “중국어선 불법조업 및 한일어업협상, 어떻게 대응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전국 수헙중앙회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 추진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수협중앙회와 소속 어민들, 국회의원 자문단 등의 구성원 모집을 통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산업의 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첫 단추를 끼웠다.
한국인은 전세계에서 가장 수산물을 즐겨먹는 민족이다. 해안수산부의 지난 2017년도 발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은 1인당 연간 58.4kg의 수산물을 먹는다. 스시 등 생선을 즐겨먹는다고 알려진 일본인이 1인당 50.2kg의 수산물을 먹는데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여러 수산물 가운데서도 한국인이 선호하는 4대 수산물 중 1위가 오징어이다. 그 뒤를 고등어, 갈치, 명태가 뒤따른다.
그런 오징어가 우리의 식탁에서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평소보다 두 배이상 오른 가격에 서민들의 음식이었던 오징어가 ’금(金)징어‘가 돼 버렸다. 오징어 어획량 자체가 급감하면서, 오징어의 주산지라 일컬어지는 울릉도에서도 한창 오징어 잡이에 바쁠 성수기인 지난 10월부터 현재까지 울릉도 저동의 수협 어판장에서 오징어를 구경하기조차 어려워졌다. 어판장 내에 새벽이면 울려퍼지던 오징어 경매, 수매도 보기 힘든 풍경이 돼 버렸다.
지난 2004년부터 중국어선들이 북한수역으로 최초로 입어한 이후 매년 입어 어선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은 해경의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난 2004년 144척에 불과했던 중국 어선들이 2018년 2,161척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어선들의 수산자원 남획 문제 뿐만이 아니라 중국어선들이 공해 상에서 해상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기상악화 시 국내 연안으로 피항을 와서도 해저 케이블과 항만시설을 파손시켜 문제가 된다.
오징어 어획량 감소에는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6월이후 한일어업협정 입어협상의 지연으로 한국 측의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양국의 EEZ수역 어획량을 살펴보면 한국 18,000톤, 일본은 7,000톤으로 한국이 절대적으로 피해가 크다.
우리바다살리기 중국어선 대책추진위원회는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을 위원장으로 울릉군어업인, 고성군어업인 등 14개 군의 어업인들과 동해트롤협회 등 4개 협회가 현재 지역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 등 9명의 국회의원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지난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매년 20만톤 내외가 잡히던 국내 오징어 어획량이 10여년만에 그 절반으로 못미치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2018년 2월, 오징어와 쭈꾸미를 어종보호가 필요한 회복대상종으로 지정했다.
1970년대의 명태처럼, 앞으로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사라지지 않도록 민관이 합심해 해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김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