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지는 자신의 퇴진요구에 대해 국회에서 정권 이양 방안을 마련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자신의 진퇴 문제를 모두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도 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며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박 대통령은 "저의 불찰로 국민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로 마음아파하는 국민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저 자신이 백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런다고 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국익을 위한 것이었음을 주장했다.박 대통령은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박 대통령은 또 "저는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해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 해왔다"고 했다.박 대통령은 아울러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내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 뒤 취재기자들이 질문을 하려하자 "오늘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내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며 거부한 채 퇴장했다.한편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발표한 대국민담화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대국민사과를 발표했고, 지난 4일 대국민담화를 한 바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