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도가 높지 않으며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이 있어도 영업력이 부족해 대기업과의 거래성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일본 수출제한 조치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대-중소기업간 협력모델을 구축하고 상생 지원정책 수요를 파악해 대정부 건의를 위해 조사한 '지역기업의 대기업 거래실태'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8월 지역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으며 대기업과의 거래현황, 거래시 애로사항, 지원정책 등에 관한 현장의 의견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기업의 대기업 거래여부는 44.8%인 112개 사가 대기업과 거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55.2%인 138개 사가 대기업과 거래실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거래 대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21.7%), LG(16.1%), 삼성(13.3%), 포스코(12.2%) 순으로 나타났으며 대기업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1%가 20%미만이라고 답해 매출의 대기업 의존도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자사가 가지는 경쟁력은 41.1%인 79개 사가 ‘우수한 품질과 기술력’이라고 응답했으며 가격 경쟁력 20.3%, 브랜드 가치 11.5% 순으로 조사됐다.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주된 애로사항을 묻는 설문에서는 31.8%의 기업이 ‘무리한 단가인하’를 꼽았다. ‘과도한 품질수준 요구’(24.5%), 불규칙한 발주(21.9%)등을 이유로 들었으나 현재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과 거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112개사 모두가 ‘있음’으로 응답했다.
한편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업체를 대상으로 기존에 대기업과 거래를 시도했거나 거래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22.5%인 31개 사만 거래를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거래시도가 성사되지 못했거나 현재 거래가 중단된 이유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서는 34.5%의 기업이‘영업력 부족’을 꼽았고, 다음으로 최저가 입찰에 대한 부담이나 단가인하로 인한 채산성 악화(17.9%), 일방적 거래취소 또는 변경에 대한 리스크(11.9%), 과도한 품질수준 요구(11.2%)순으로 응답했다.
대기업과 거래를 시도하지 않는 이유로는 ‘안정적 판로가 이미 확보돼 있다’는 응답이 23.1%로 가장 높았고 최저가 입찰(17.9%)에 이어 일방적 거래취소(변경)에 대한 리스크(11.9%)도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기업과 거래가 없는 업체를 대상으로 향후 대기업과 거래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서는 41.4%의 기업이 거래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58.6%의 업체는 거래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끝으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지원정책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서는 중소기업 제품 우선구매 확대 등 안정적 판로확보(27.4%), 기술개발/마케팅 역량 강화(22.8%), 공정거래 질서 강화(17.4%), 대기업·중소기업 간 공동프로젝트 지원(17.2%),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 개선(12.3%)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다각적인 정책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상의 이재하 회장은 “대기업과의 거래는 안정적 판로확보와 동반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에 의한 무리한 요구 등 리스크가 병존한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을 찾고 중소기업도 대기업과 지속적인 거래를 하기 위해 정부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대기업·중소기업의 공동프로젝트를 우선 지원하는 등 상생에 방점을 찍은 정책을 입안하고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꾸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