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단체가 대구시와 관계기관에 경상여고 가스누출 사고와 관련해 악취관리지역 지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경실련)은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경상여고 학생, 교직원의 악취 및 유해물질 피해는 인재(人災)로 대구시 등 관계기관이 악취관리지역 지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경상여고 인근 제3공단은 대기오염 배출업소 379개 사업장 중 4~5종의 영세사업장이 98%를 차지하고 있다”며 “제3공단은 7개 도심산단 중 악취강도 및 불쾌도가 2번째다.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경상여고 악취 및 유해물질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악취방지법 제7조에 따르면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인구 50만명 이상의 시는 학교부지 경계선으로부터 1㎞ 이내에 있는 시설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에 관해 조례로 법령의 배출허용기준보다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을 정할 수 있다.
대구경실련은 “2년 만에 또 다시 알 수 없는 악취 및 유해물질로 인해 74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는 경상여고는 이러한 환경에 항상 노출돼 있다”며 “악취 및 유해물질로 인한 경상여고 구성원들의 피해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지난 2년간 병원에 실려 간 학생, 교직원만 179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경상여고에서 발생한 악취 및 유해물질 피해의 원인이 제3산단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 발생했다면 피해자는 경상여고 학생·교직원뿐만 아니라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 주민 중에는 학생들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본 이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의 악취관리지역 지정과 실태 조사 결과 공개 등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일 오전 10시 49분께 대구시 북구 침산동 소재 경상여고 강당에서 학교장의 이·취임식 중 학생들이 원인 미상의 가스를 흡입해 전교생 8백여명 중 74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