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 23일 오후 4층 중회의실에서 R&D 및 금융지원기관, 기업대표와 연구소장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해법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어려움과 올바른 R&D방향, 지원정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현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었다. 의료기기 A사는 현재 사용 중인 일본산 기계의 유지보수에 필요한 소모성 부품의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며 국산 대체품을 수소문 해보고 있지만 품질과 테스트 기간 등이 오래 걸려 애로가 많다고 밝혔다.
반도체 소재 부품 제조 B사는 소재 부품 국산화에 추진하기 위해선 R&D도 필요하지만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기계·로봇제조업체 C사는 오랜기간 꾸준히 국산화를 추진해 오고 있지만 범용장비의 경우 상당부분 대체가 가능한데 비해 특정분야 전용장비는 대체나 국산화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 D사는 일본 자동차회사와 함께 후속모델 제품개발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공동개발이 아닌 일본자체 개발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지역 내 절삭공구, 정밀기계, 베어링 등의 부품·장비 제조업체와 이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 현재 사용 중인 일본산 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한 공동 R&D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대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수요자를 발굴해야 하는데 서로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 생산기업과 이용기업을 연결해 달라는 제안도 있었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대구신용보증재단 같은 정책금융기관들은 기관이 진행하고 있는 자금지원 방안 등을 안내하고 업계 의견에 맞는 지원책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실제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해서는 R&D에 오랜시간이 필요하고 또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초기 부족한 품질이더라도 적극적으로 구매해 줘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며 “간담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정부기관에 건의하고 국산부품 생산업체와 장비나 소재를 이용하는 기업들과 연계시키는 역할을 상의에서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