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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달 착륙 50주년에 드는 상념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7.24 20:30 수정 2019.07.24 20:30

김 수 종
뉴스1 고문

7월 20일은 인류가 처음 달 표면에 착륙한 지 50돌이 되는 날이었다.
세월의 빠름을 절감한다. 이제 이 세상에는 닐 암스트롱도 없고 마이클 잭슨도 없다. 그때 암스트롱이 남긴 발자국은 아직도 달 표면 ‘고요의 바다’에 그대로 남아 있을까. 아폴로 우주인들이 달 표면에 꽂았던 성조기가 그대로 있을까. 문득 드는 생각이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미국 시대의 전성기를 알리는 신호탄 같았다. 소련의 스푸트니크호 우주선 발사로 점화된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에서 미국이 우위에 서고 냉전 승리의 기초를 깔았던 시대다.
아폴로 11호 달 착륙의 기세대로였다면 인간은 지금쯤 달에 기지를 만들고 달 관광여행이 유행했을 법하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를 달에 착륙시킨 후 유인 달 탐사를 중단했다. 다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무인 우주선을 보내 화성 목성 토성과 그 밖의 태양계 외행성을 탐사하고 있다. 달 기지건설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것은 냉전이 끝나면서 미소 우주경쟁이 추진력을 잃어버린 탓도 큰 것 같다.
2019년 달은 다시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이 달 탐사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월 달착륙선 ‘창어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미국도 러시아도 달 뒷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키지 못했다. 뒤늦게 우주 탐험에 뛰어든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토대로 2035년 안에 달에 사람을 보낼 계획이다. 달 유인탐사를 중단했던 미국 NASA도 2024년에 유인 달 탐사선을 달로 올려 보낸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촉발로 벌어지는 달탐사 제2라운드는 자원과 군사적 가치에 중점을 둔 달기지 건설이 초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민간 우주벤처 기업이 벌일 달 관광 사업이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영국인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창업한 ‘버진 개러틱스’ 등 우주 기업들이 상업성을 내세우며 속속 우주프로그램에 나섰다. 이들은 달 여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0년대에는 우주여행에 호기심을 가진 부자들이 이들 회사가 쏘아올린 로켓을 타고 달 궤도를 돌며 구경하거나 실제로 달에 발을 디딜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지구가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을 처음 카메라에 담아 우리에게 보여줬다. 군데군데 구름에 감긴 푸른 지구의 모습은 아름답다. 지난 50년 동안 보고 또 보아도 싫증나지 않을 정도로 신비스럽고 평화로워 보인다.
기술문명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지구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200년 동안의 산업사회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로 지구는 해마다 더워지고 있다. 폭염, 산불, 태풍과 허리케인, 가뭄의 규모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표현하기는 미흡한 ‘기후응급상황’이 우리 앞에 와 있다.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여행을 할 수는 있어도 그곳이 영원한 인류의 삶의 터전이 될 수 없다. 달 착륙 반세기를 맞은 인류가 깨달아야 할 일은 우주탐사의 도전도 계속해야 하지만 아름다운 지구가 망가지지 않도록 서둘러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가 망가진 후, 달은 인류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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