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 지진 여파로 소비위축 등 불안요소에도 일부 체감경기 지표가 개선되는 등 경기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선별적이나마 대출금 회수, 대출이자 인상의 움직임을 보이자 포항시는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9일 이강덕 포항시장과 하대성 한국은행 포항본부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 9개소,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 3개소, 소상공인(중소기업) 기관 2개소 등 관련 기관장들은 한자리에 모여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지역경제 동향 △최근 부동산(아파트) 거래 동향 및 금융권 역할 △지진피해 건의 국비 반영사업에 대한 금융권 참여 △기타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추진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먼저 2월 현재 포항지역 아파트 분양 현황은 총 1만2761세대 공급, 미분양 1373세대로, 미분양률은 10.75%이다. 이는 지난해 3월 17.4%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경북 평균 22%와 인근 지역보다 매우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이 비슷한 상황으로 포항시도 아파트 매매건수, 가격 면에서 전년 동기 대비 6.2%, 7.6% 각각 하락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주를 이루었으며, 금융권에서는 지역 부동산 거래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는 물론, 지진 여파에 따른 아파트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금 회수와 이자 인상을 자제하기로 하고 필요한 경우 일정기간 상황유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이를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내기 위해 지역 각 시중은행 지점에서의 자체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각 금융사 본점을 대상으로 지진의 특수성, 포항시의 각종 경기부양 시책, R&D와 관광인프라 등의 포항의 성장 잠재력 바탕으로 본점 차원의 동참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한 아직 국회 최종의결 과정이 남아있는 정부 제1회 추경예산에 포항지진 극복을 위해 반영된 1131억원 중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과 민생안정 예산 648억이 적기에 대출이 가능하도록 기관 간 협력을 아끼지 않도록 당부했다.
이어 지금 심사 중인 포항시 제1회 추경예산에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한 운전자금 1378억원과 이번에 처음 신설되는 시설자금 400억원 외에도, 종전의 소상공인 이차보전율을 2%에서 3%로 상향조정하고, 소상공인 특례보증 150억원에 대해서도 포항시의회 의결 후 곧바로 집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포항시는 11.15 지진 피해 침체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 오는 6월에 예정된 ‘소비자 중심도시 포항 선포’ 등 포항시의 경제살리기 범시민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관한 이강덕 시장은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금융권의 역할은 매우 크다”며 “지역이 어려울 때일수록 금융권에서는 공동체 의식을 발휘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정승호 기자 phcg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