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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누구를 위한 예타 면제 사업인가?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02.19 20:07 수정 2019.02.19 20:07

‘뜨거운 감자’ 되고 있는 남부내륙고속철도 역사유치

본지 김 명 수 부장(성주·고령)
본지 김 명 수 부장(성주·고령)

지난 1월 29일 정부는 ‘2019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총 23건 24조 1천억원 규모의 사업을 발표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되 사업계획을 구체화해 신속 추진이 가능한 사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한 이번 예타면제 사업은 SOC(사회간접자본)사업에 20조 5천억원, 연구개발(R&D)사업 3조 6천억원으로 SOC사업에는 지역사업을 뒷받침 할 도로나 철도 인프라 확충에 5조 7천억원과 전국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에 10조 9천억원, 지역주민 삶의 질 개선에 4조원 등이 투입된다.
이중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사업 중 남부내륙고속철도사업이 4조 7천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단일사업으로 이 사업은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고, 2016년 제3차 계획에도 반영되는 등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인정해 왔지만,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대한 지나친 경제성 논리로 2014년 부터 진행된 국가재정사업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고, 2017년 5월에 민간이 제안한 사업계획의 민자 적격성조사에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경제성(B/C) 0.72, 종합평가(AHP) 0.429] 사업이 포기되는 듯 했다.
그러던 중 작년 10월 24일 경제장관회의에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중 국가균형발전 기반 구축사업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광역권 교통·물류기반, 전략산업 등 공공투자 프로젝트 중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사업은 연내 예타조사를 면제한다는 결정으로 청신호 켜졌고, 1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도청을 방문해 ‘남부내륙철도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곧 결정할 계획’이라고 직접 밝히면서 이번 예타 면제사업에 포함 확정되게 됐다.
남부내륙고속철도사업은 김천~거제간 181.6km 구간에 4조 7,44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 김천과 진주는 기존 역사를 활용하고 구간내에 합천·통영·고성·거제에 4개의 역사를 신설하며, 역사간 거리가 가장 긴 김천↔합천 구간내인 성주지역에 1개의 신호장을 설치하는 단선전철로 건설된다.
앞으로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 심의를 거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보고 등 행정적 절차를 진행한 후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를 하여 오는 2022년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남부내륙고속철도사업의 내용은 지난 2017년 기획재정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남부내륙선 철도건설 예비타당성조사 최종 보고서’의 내용이 일부 노선과 사업비만 약간 수정되고 그대로 인용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김천에서 거제까지 총 9개의 시군(김천→성주→고령→합천→의령→진주→고성→통영→거제)을 통과하는 길이 172.38km의 단선철도로, 구간내 6개의 정거장(김천과 진주역은 기존 역사를 이용하고 합천·고성·통영·거제에 정거장 신설)과 1개의 신호장(성주)을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사업의 목적이 수도권과 남부내륙지역을 직접 연계하는 철도 서비스 제공으로, 남부내륙 지역의 접근성 개선과 남해안 선벨트 문화·관광 활성화 및 지역연계 협력발전으로 사업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공사비를 최소화하는 노선계획 수립과 효율적인 운행계획 수립 및 운영비를 최적화하기 위해 전 구간을 직선으로 연결한다고 보고됐다.
특히, 고속화 철도임을 감안하여 적정 역간거리 및 주변 연계성을 감안하고 도심지 근접 및 타교통과의 연계가 용이한 지역에 정거장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된 정거장간의 거리가 김천↔합천 65km, 합천↔진주 50.55km, 진주↔고성 28.74km, 고성↔통영 14.8km, 통영↔거제 12.8km로 진주에서 종착역인 거제까지 56.34km에 3개의 정거장이 신설되는 반면, 가장 긴 구간인 김천에서 진주까지 115.55km에는 1개의 정거장과 신호장만 설치하는 것으로 발표되어, 적정 연간거리를 비롯하여 고속철도의 제기능 발휘 및 접근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이런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역간거리로 인해 사업이 발표 되자마자 성주군에서는, 사드 피해를 보는 성주 민심을 고려하여 신호장이 들어설 예정인 가천지역(김천에서 25km 지점)에 신호장 대신 역이 들어서야 한다며 연일 언론을 통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합천과 진주 사이에 있는 의령군 또한 고성·통영·거제의 역간 거리를 들어 합천에서 23km 지점인 의령에도 역이 들어설 타당성은 충분하다는 주장을 적극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며, 고령군 또한 김천↔진주간 중간지점인 고령이 중부내륙 및 광대고속도로, 26·33호 국도가 교차하고 향후 대구↔광주간을 잇는 달빛내륙철도가 지나갈 예정이어서 환승역으로도 적합하다며 고령에 역사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어 군에서도 대책을 마련 중인 걸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2013년 발표한 ‘철도역간 이격거리 적정화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속철도 평균 역간거리가 46km로 선진국 역간거리 78.5km의 59%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1990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천안·아산역↔오송역 28.7km, 신경주역↔울산역이 29.6km 떨어져 있는 등 오송, 김천·구미, 신경주, 울산역 등 다수의 역신설로 인해 역간거리 단축으로 운행속도가 저하되고, 추가역 신설에 따른 건설비(약 5천억원) 및 운영비가 대폭 증가했고, 운행시간도 22분 지연되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역간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최고 운행속도, 표정속도, 수요 및 사업비 기준으로‘57.1km’가 가장 적합한 적정 역간거리로 분석되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건설 단계에서 논란이 되어 온 철도역의 설치 위치 등에 대하여 노선 별로 적정한 역간거리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철도건설시 역 신설에 대한 기초자료로 활용하여, 역 신설과 관련된 소모적 갈등을 최소화 하고 경제적이고 쾌적한 철도건설을 추진해 나간다고 했다.
따라서 앞으로 진행될 남부내륙고속철도사업의 경우에도 주변 철도와 도로를 통한 접근성, 이용객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는 이용성, 대중교통 연계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철도서비스 낙후지역인 남부내륙지역에 모처럼만에 추진되는 대형 국책사업이 균형발전과 더불어 지역에 고루 혜택이 미칠 수 있도록, 기본 및 실시 설계시 ‘합리적인 노선 조정과 적정한 역간 거리를 안배한 정거장 설치’가 반드시 전면 재검토 되어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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