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어느 도시나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있다. 그렇다면 경북도청신도시의 정체는 무엇일까? 앞으로 경북도청신도시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도청신도시의 정체성을 살리지 않고 단순한 경제논리나 차별화된 정주여건 개발에만 매달리다보면 당초 경북도청 이전의 대의명분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1314년 경상도 개도 700년 만에, 1896년 경상북도 개편 122년 만에, 새천년 도읍지로 이전한 도청 신도시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21c의 여명을 밝혀나가야 한다. 경상북도는 삼국통일, 왜란ㆍ호란극복, 독립쟁취, 낙동강방어, 새마을운동, 경제개발로 이어지는 5천년 역사의 주역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찬란한 웅도경북의 혼을 이어받아 더욱 빛나는 새천년의 역사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도청신도시는 경북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경북의 균형발전을 이끌어야 하며, 그 바탕위에 경북의 혼을 되살려나가야 한다. 지금의 도청신도시는 삼국통일의 기점이고, 임진왜란을 막아낸 징비록의 뿌리이며, 나라를 되찾은 자주독립운동의 성지이다.
이 요충지에 경북도청신도시가 새천년도읍지로 탄생한 것은 300만 도민의 위대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태백산맥과 낙동강의 기운이 용솟음쳐 오르는 이곳 도청신도시는, 분명히 웅도경북을 재현하고 문화융성 시대를 풍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우선 도청신도시의 개념은 안동, 예천 원도심까지 포용하는 광역도시화가 적합하다고 본다. 지금처럼 신도시개발구역의 10만 자족도시 조성에만 집중하지 말고, 신도시에 외지인들이 유입될 수 있는 산업건설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안동, 예천 원도심부터 살려나가면서 신도시로 연계발전 시켜나가는 방향으로, 신도시조성사업을 추진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신도시에는 기관유치와 산업건설을 추진하고, 정주여건은 원도심을 배경으로 확장시켜 나오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최우선적으로 30분 이내의 편리한 교통망을 구축하여 원도심에서 신도시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도심이 팽창하면서 신도시 주거시설을 확장해나가면, 원도심이 살아나면서 신도시와 균형ㆍ상생발전을 이루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도청신도시의 날개가 될 문화융성이다.
신도시 사방으로 민족의 정기를 품은 장엄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다. 하회, 병산, 가일, 소산, 오미, 서미, 마애, 선몽대, 회룡포, 삼강주막 등 찬란한 역사문화와 수려한 낙동강ㆍ내성천의 자연환경은 심오한 철학과 향기로운 낭만을 드리우고, 날아가는 백로가 내려앉는 무릉도원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해질 무렵의 낙조에 반짝이는 황금물결은 병산서원의 만대루와 어울려 정취에 반한 선비의 혼을 잠재우고도 남는다. 어느덧 선비의 마음은 병산 구름위의 선녀와 노닌다고나 할까... 십리아래 구담나루터에는 낙동강 하구에서 올라온 소금배가 정박하여 영남내륙으로 해산물을 공급하던 옛날장터가 아직도 4일 9일에 열리고, 올 봄에는 리버마켓도 열릴 예정이며, 내성천 굽이도는 선몽대의 무아지경과 삼강주막의 흥겨움은 노 젖는 나룻배가 산으로 가는 듯하다. 이러한 풍요로움에 학문과 호연지기가 어우러져 숭고한 충효정신과 정의로운 호국정신이 발현되었다고 본다.
하회 류성룡 선생과 소산 김상헌 선생의 왜란?호란 호국정신, 가일 권오설 선생과 오미 김재봉 선생의 항일독립정신은 이 나라 대한민국을 지켜낸 위대한 인물들이다. 경북도청 마당에서 훤히 내다보이는 동네에 이 위대한 인물과 역사가 장엄하게 호령하고 있는 것이다. 오랑캐와 왜적은 물러나라! 조선은 자주독립국이다! 대한민국 만세! 지금도 민족자존심의 절규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이제부터 경북도청신도시의 정체는 안동, 예천 원도심을 포용하는 북부지역 중심도시로 확장하고, 경북의 혼을 되살리며, 호국정신과 자주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영남제일의 길지로서 낙동강 정기를 품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품격 높은 문화유산을 길이 보전하는, 대한민국의 등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