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매일 아침 일찍 가게 문을 열어 남들보다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가 손에 쥐는 돈은 많지 않다.
중앙시장 옷 가게 주인 신씨는 “평생 옷장사만 했던 내가 자식을 위해 경제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이 슬프고 참담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 구미시내 16개 전통시장 중 약 30%는 빈 점포= 구미 새마을 중앙시장은 5일장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날에는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장날 정오가 가까워 오지만 시장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은 “구미 시내 16개 전통시장 가운데 노점을 포함해 860여 개 점포가 있는데, 그중 30%는 비어 있다. 250만 원 하던 임대료가 150만 원으로 떨어졌는데도 장사하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장용웅 회장은 푸념했다.
한 상인도 “구미시는 인구가 늘었다는데 유동인구는 확 줄었다며 . 5년 전만 해도 시장을 찾는 사람이 하루 3천명이었지만 지금은 500명도 안 된다며 개시도 못하고 문 닫을 때도 많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자영업자 670만7천명시대 자영업자 폐업 84만명 생존율16.4%, 창업 후 6개중 1개꼴 생존= 최근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자영업 종사자(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는 670만7천명으로 전년(685만7,000명) 대비 2.2% 줄었다.
이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과 최저임금 인상,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워라벨 문화 등이 맞물리면서 자영업자들의 폐업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문 닫는 자영업자가 84만명 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이어지자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연간 100조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나왔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은 현재 노동계에서 시급 8,350원을 주는데 내년도에 또다시 최저임금이 또 인상 설이 제기돼 직원 감원이나 폐업도 고민해야 한다.
■ 경제 중추 자영업자들 뭘 먹고 사나 울상=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돈을 모아 가까스로 가게를 내도 '빚'을 털어내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탄식은 멈출 줄 모른다.
유례없는 최저임금 인상과 높은 임대료, 치솟는 물가 등에 시달리다 못해 빚더미 위에 앉기 일쑤다.
구미지역에도 식당과 옷가게, 빵집 등 자영업자들의 폐업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면서 자영업자들이 뭘 먹고 살아야 될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미옥계동 식당을 하는 최모 사장은 “우리가 무슨 사장이야 개 잡부지, 뼈 빠지게 일해도 알바보다 못한데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지만 맘대로 안 되는 것이 장사”라고 하소연했다.
비단 최씨뿐 아니라 구미시내 자영업자들의 삶은 하루하루 고달프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장사를 하루 아침에 접기도 쉽지 않다. 이는 창업 시 대출금상환과 이자부담은 물론 재 창업 할 밑천도 없기 때문이다.
■ 주택가· 시장· 대학가 식당도 장사 안 돼 골머리= 주택가와 시장·대학가 상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저임금과 임대료가 오른 상황에서 식자재 값까지 폭등하면서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더욱 힘들어졌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시행되면서 지역 상권별 식당의 불안감은 배가 된 모습이다.
그나마 다른 곳 보다 평소 북적거리기로 소문난 인동 지역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퇴근후 이곳에 자주 방문한다는 삼성전자의 한직원은 "주말엔 골목이 북적거리지만 평일에는 확실히 손님이 없다"며 "물가상승·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가 어렵다 보니 상인들도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 자영업자들 소비자 동향지수(CSI)봉급생활자보다 12포인트 낮아= 최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7월 향후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자영업자(79)으로 봉급생활자(91) 보다 12P 낮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안 돼 빚만 늘어가자 일가족이 자살하는 등 사회적 문제도 되고 있다.
실제로 2016년도에는 충북의 한 자영업자가 빚 때문에 일가족 4명이 자살한 사건 외 전국적으로 생활고로 자살한 사람도 많이 발생했다.
자살률 기준으로 보면 40∼50대 남성 저소득 자영업자의 삶의 질이 특히 위태로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 되다.
서울대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영업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은 노동시간이 훨씬 길지만 소득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2016년 기준으로 주 60시간 이상 일하는 자영업자가 절반에 육박하지만, 평균 소득과 근로시간은 임금근로자가 203만원(주 38.8시간)인 반면 자영업자는 주46시간에 소득은 281만원이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은 근로시간이 근로자보다 더 많이 일해도 소득은 수입은 더 적다.
이는 90년대 말부터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24시간 영업하는 업체가 늘어나는 등 경쟁이 심해진 것이 그 배경으로 추정했다.
K대 이모 교수는 " 자영업자들의 폐업 러시는 결국 연간 100조원 수준의 창업 실패 비용이 발생하는 국가 재정적 손실로 폐업사태를 막으려면 초기 창업시 실패율을 낮출 수 있는 실효적 창업 교육과 중간 관리자 교육 과정 도입 등 재 창업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미=박미희 기자 time133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