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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나른한 봄에는 달걀이 보약

안진우 기자 입력 2018.03.29 18:07 수정 2018.03.29 18:07

매년 4월 초가 되면 부활절을 맞은 교회와 성당에서는 알록달록 달걀을 꾸며 이웃에게 선물한다. 달걀이 병아리가 되고 병아리가 닭이 되는 생명의 연속을 예수의 부활에 빗대어 전하는 것이라고 한다. 단단한 껍데기를 깨고 태어나는 병아리의 모습이 마치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예수와 같아서라는 주장도 있다. 일각에서는 ‘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 나온다’는 로마 속담에서 유래를 찾기도 한다.
달걀은 생명을 상징하는 의미만큼이나 생명이 탄생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필수 영양성분을 고루 갖추고 있다. 노른자 100g에는 비타민D 하루 섭취량의 36%가 들어있고 올레산, 리놀산, 팔미톨레산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흰자 100g에는 비타민B2 하루 섭취량의 26%가 들어있다. 완전식품에 걸맞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다른 식품의 단백질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걀이다. 달걀을 100으로 보면, 우유는 85, 생선은 76, 콩은 49 정도가 된다. 영양뿐만 아니라 식재료로서 장점이 풍부하다.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사용할 경우 요리에 흰색과 노란색을 표현할 수 있다. 노른자는 특유의 풍미와 단맛이 있고 흰자는 담백하고 고소해 세대를 막론하고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굽거나 삶거나 튀기는 조리방법에 따라 맛과 모양이 변신한다. 뛰어난 가성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달 초 달걀 한 판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4,854원으로 한 알당 160원 정도로 나타났다. 자판기 커피 한 잔 값도 되지 않은 달걀 한 알에는 11종의 필수 비타민과 광물질이 고루 들어있다. 종합영양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날이 1~2주 이상 이어질 때 우리 몸은 많은 변화를 겪는다. 기력이 쇠하고 온몸이 나른하며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지만 졸린 증상이 반복된다.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많이 빠지고 피부는 푸석푸석해진다.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는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충분히 먹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양질의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우리 몸의 근육과 머리카락, 손발톱, 뼈를 형성한다. 환경으로부터 오는 심리적 스트레스에 저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단백질이 부족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발생한 달걀 파동으로 아직도 밥상에 달걀 올리기를 염려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현재 정부와 농장은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사육 환경 개선과 유통 이력의 투명화로 안전한 달걀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오랜 세월동안 밥상 위에 빠지지 않았던 달걀이 국민 반찬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 저녁은 달걀을 이용한 요리로 영양만점 식탁을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 양 창 범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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