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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대북특사단, 한반도 비핵화의 공감대 이끌다

안진우 기자 입력 2018.03.15 18:32 수정 2018.03.15 18:32

▲ 정 영 태 / 북한연구소장?동양대학교 석좌교수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특별사절단을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에 파견했다. 2007년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형식상으로는 3·5 특별 사절단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의 답방성격을 띄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친 여동생 김 여정을 특사로 하여 그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간 한반도는 북핵문제로 인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온 것이 사실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이 고조된 때문이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이 그의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평화의 손짓을 먼저 하고 나왔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바로 다음날 대한민국 통일부가 장관 명의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의하도록 하는 등 문재인 정부는 매우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것이 주효했음인지 이후 남북고위급 회담이 개최됐고 여기에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한 북한의 평창동계 올림픽 참가가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한반도의 전쟁 위험성의 먹구름이 걷히는 듯 했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와 북한 대표단과의 직접적인 대화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에 대한 북의 진의를 파악했고 이를 재확인하는 절차로 3·5 특별 사절단이 파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3·5 특별 사절단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고 온 것으로 평가돼 고무적이다. 5개 항에 달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확인하고 전달 받아 와서다. 3·5 특별사절단 단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4월 남북 정상회담(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개최,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 한반도 비핵화, 대화 중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 등 전략도발 불 재개, 핵 및 재래식 무기 남측에 불사용 약속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김정은 위원장의 언급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하다. 남북 정상간 대화가 실무대화 수준으로 이뤄진다면 남북한의 불 신뢰를 해소하고 보다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설치되면 한반도의 우발충돌도 방지될 수 있고, 긴장 완화 뿐만 아니라 군사적 신뢰구축에 까지 이를 수 있는 기대를 해 볼 수도 있다. 북측이 대화 중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 약속도 핵 관련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어서 반갑게 받아들여진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함으로써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자제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3·5 특별 사절단에게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그의 뜻을 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설명해 주도록 하는 특별 ‘중재’ 임무를 위임한 것 역시 우리를 놀라게 한 사변이었다. 우리의 3.5 특별사절단은 방남 즉시 방미를 추진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의 전격적 수락을 이끌어 냄으로써 김정은의 중재 요청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개가를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도 남는다.
지난한 과정이 요구될 것으로 믿었던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는 이제 기정사실화 됐다 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실무적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북측입장에서나 미국과 한국의 입장에서도 정상회담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북핵 해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낙관적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북 정상회담에서나 남북정상회담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한반도 비핵화’가 한미동맹관계 파기 및 주한 미군 철수로 연결돼 한반도의 근본적인 안보 구조와 질서를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군사적 위협이 없고 체제안전이 보장이 되면 비핵화 할 수 있다는 김정은의 언급은 북핵문제를 한미동맹 폐기와 주한미군 철수와 연결 짓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 우려가 있어서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한 것 역시 그들의 핵무기를 기정사실화 하는 것이라는 또 다른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소위 북측의 ‘핵 있는 평화’ 주장이 그것이다. 물론 이것들은 추정에 따른 우려일 뿐이기는 하지만 남북대화나 미·북 대화과정에서 면밀히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될 사항임에는 분명하다.

▲ 정영태 / 북한연구소장?동양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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