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꼭 같은 일상에서 탈출하여, 지친 피곤을 씻고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함이다. 이름난 지역으로의 일탈이다. 그 지역에 돈을 뿌리기 위해서다. 관광자본의 창출은 해당 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보다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이다. 때문에 지자체마다 관광객의 유치에 행정력을 다 쏟고 있다. 안동시엔 신 도청의 솟을삼문대문의 청사만도 관광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안동시는 ‘하회탈춤’의 본고장이다. 하회마을은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 1984년 마을이 통째로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됐다. 국보 121호 하회탈의 귀향, 국보 132호 징비록 등 중요 민속자료만 해도 20점이 넘는다. 하회마을의 지형은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물위에 뜬 연꽃 형상)이다. 낙동강 줄기가 이 마을을 싸고돌면서 태극형을 만들었다. 강 건너 남쪽에는 영양에서 들어온 일월산(日月山) 지맥인 남산(南山), 마을 뒤편에는 태백산 지맥인 화산(花山) 등이 있다. 강의 북쪽엔 부용대(芙蓉臺)가 병풍 같다. 이런 국보 등 볼거리 등에서 안동시로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이런 곳에 또한 경위야 어떻든지, 비리로 얼룩지고 있는 판이다. 양반의 본고장에다 먹칠했다. 오는 관광객을 내쫓았다. 새해 첫 주말과 휴일이었던 6일과 7일 하회마을에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었으나, 하회탈춤 공연이 예고 없이 취소됐다. 이유는 하회탈춤 공연 횟수를 줄여 보조금을 삭감하려는 안동시와 지난 20여 년간 공연수당 인상 없이 공연을 감당해온 탈춤꾼들의 생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보존회의 입장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보존회 간부와 안동시 공무원을 수사선상에 올리기도 했다. 관광객 유치와는 전혀 반대로 가고 있는 판이다.
안동시가 이런 추태를 벌이고 있을 때에, 요즘엔 대구시가 해외관광객 유치에 온 행정력을 다하고 있다. 안동시와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한다. 대구시 김승수 행정 부시장을 단장으로 ‘대만 대구관광홍보마케팅추진단’은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자매도시인 타이베이를 방문했다. 관광객 유치마케팅을 적극 펼치기 위해서다. 대만 주요 방한 송객 여행사 4개사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제2의 도시 가오슝까지 시장을 넓히기 위해 가오슝 현지에서 대구관광홍보강연회, 대구관광홍보설명회를 개최했다. 대만은 전체인구 2,300만 명 중 63%이상인 1,450만 명(2016기준)이 해외로 출국하는 관광대국이다. 2017년 기준 방한 관광 입국객수는 중국(417만 명), 일본(231만 명)에 이어 세 번째(93만 명)로 큰 관광시장이다.
지난해 방한 대만 입국객수는 93만 명이다. 전년(83만)대비 11% 증가했다. 대구를 찾는 대만관광객의 경우 2017년 기준, 대구공항 입국객수가 2만 7천 명이다. 전년도에 비해 88.9% 증가했다. 인천 8.4%, 김해 21.4%, 김포 2.7% 보다 입국객 증가율이 훨씬 높았다. 대구시의 다각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 대구시는 자매도시인 타이베이시가 주관해 2월 24일부터 3월 4일까지 개최하는 2018 타이베이 랜턴페스티벌(등불축제)에 초청을 받아, 우호교류를 추진하면서 축제참가와 연계했다. 제2의 도시 가오슝까지 시장을 확대하여 대구관광홍보마케팅을 펼치고자 이번 대만 방문을 추진했다. 김승수 부시장은 5월 5일부터 개최하는 컬러풀페스티벌을 직접 홍보하며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자,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의 도움으로 대만 주요 4대 여행사인 동남, 강복, 웅사, 희홍 여행사와 대만관광객 대구 유치 활성화 MOU체결 행사를 가졌다.
대만이든 대구시이든 다 같은 도시이다. 관광자원으로 안동시와 대구시를 비교할 땐, 안동시가 절대 비교우위에 있다. 안동시가 비교우위를 그냥 두고서, 안동시의 관광객 유치에 행정력을 다하고 있는가를 묻는다. 안동시는 하화탈춤 공연을 중심에 두고, 국내외의 관광객 유치에, 지금까지의 위에서 짚은 비리 등 모든 것을 털고,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관광행정의 몸을 추슬러야 한다. 중장기 관광 인프라구축 계획도 세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