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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맴이 약혀서(마음 약해서)

박선애 기자 입력 2018.02.21 13:51 수정 2018.02.21 13:51

▲ 김 시 종 시인 / 미산올곧문예상 운영회장

가수들같이 부침(浮浸)이 많은 직업도 없다. 정두수씨가 노랫말을 지은 ‘마음 약해서’는 1979년경에 처음 나왔으니,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간다.
그 당시 잘나가던 걸그룹 ‘들고양이’(Wild Cats)가 불러 골목길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내가 걸그룹 ‘들고양이’를 떠올리게 된 것은 아기울음 끊어진지 오래된 농촌에서 밤마다 자지러지게 아기울음을 흉내 내어, 꼬부랑 할매들이 아기를 밤에 젖 먹이던 젊은 시절로 회춘(回春)케 하는 들고양이가 지난날 농촌의 아기들만큼이나 많다.
탈렌트 김성환씨(1950년生)가 연기이상으로 노래 솜씨가 뛰어난 지난날의 유명하던 곡(曲)들을 자주 불러 원창(原唱)가수보다 매력만점이다.
특히 ‘들고양이’가 지난날의 노래 ‘마음이 약해서’를 전라도 사투리로 부르는데, 원곡(原曲)보다 재밌고 구수하다. 첫 절만 적어본다.
맴이 약혀서(마음 약해서)
‘잡들 못했네·(잡지 못했네)’라고 부르니, 따뜻한 전라도 아가씨의 순정이 묻어나는 듯하다.
‘들고양이’가 부른 ‘바빌론 강(江)가에서’도 감미로운 노래로 지금도 다시 듣고 싶은 감동적인 노래였다.
걸그룹 ‘들고양이’가 전멸한 줄 알았더니, ‘들고양이’의 멤버중 한 마리(한사람)였던, 최시라씨가 다시 단독 개업하여 원맨쇼를 하는데 옛날의 구성진 목소리보다 더 농익은 열창을 하고 있다.
간절히 바라옵기는 ‘들고양이’의 전성시대를 능가하는 음악 삼매경을 창출하시기를 응원한다.
‘마음 약해서’의 가사처럼 나도 마음이 약한 좀생이다. 떨쳐버려도 아까울 것 하나 없는 지난날의 추억을 주렁주렁 달고 산다.
노래를 제대로 잘 하면서도 좋은 작곡가를 못 만난 불운한 가수를 보면 내가 뛰어난 작곡가가 못된 것이 안쓰럽고, 글을 무척 잘 지으면서 빛을 못 보고, 문단의 밑바닥을 포복하는 불운한 문학 지망생을 만나면 내가 신춘문예 심사위원이 되어, 그들의 끼를 활짝 펴게 하고 싶다.
유명가수보다 노래를 더 잘하는 불우한 무명가수도 적지 않음을 잊어선 안 된다. 문학도 중에도 당장에 튀지는 못해도 외로움을 잘 견뎌내고 창작실력을 착실히 기르면 빛을 볼 날도 반드시 온다는 굳건한 신념을 갖고 살아야 한다.
자포자기하는 문학도는, 남들도(독자) 그대를 포기할 것이다.
가요무대 1548회(2018.01.29.방송)에 첫 출연하여, ‘꽃반지 끼고’를 감동적으로 불러 내가 놀래 솜씨에 뿅가버려, 가요무대 33년 사(史)에서 가장 우수한 가수라고 격찬을 했는데, 신인(神人)같은 신인(新人)이라 높게 평가했는데. 신인(神人)같은 가수는 맞는데. 박강수(여)가수는 알고 보니, 2001에 등단한 중견가수였다.
다만 가요무대에는 데뷔 17년만에 처음 서게 되었다. 박강수(여)가수는 중요가요상의 우수가수상도 몇 년 전에 받았음을 알게 되어, 만 애시청하는 내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임이 몹시 부끄러웠다.
실력 있는 가수들에게 발표기회가 골고루 주어지는 열린 가요계와 방송이 되면, 더욱 우리 가요의 질이 향상이 될 것 같다.
가요계도 정화가 되어, 돈과 미모보다 감동적인 노래실력 가창력이 엄지척이 되어야한다. 물은 제 길로 간다. 구슬은 흙속에 묻혀 있어도 언젠가는 제 깜냥의 빛을 발사하리라.
박강수(여)가수를 비롯하여 저력 있는 가수분들이 미구(未久)에 가요계를 훨훨 나시기를 두손 모아 비노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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