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한국당의 텃밭으로 분류돼 온 영남권역이 후보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전국을 순회하며 인재영입에 사활을 걸며 그려온 구상이 잇단 후보 대상자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삐걱대는 모양새로, 홍 대표가 애초 세운 지방선거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부산시장의 경우 홍 대표가 현역 자치단체장 가운데서도 당 지지율에 못 미치는 경우 컷오프하고 경선을 통해 공천하겠다고 공언하고, 현역 시장인 서병수 시장을 대체할 '새 인물'을 물색해 왔다.
그러나 부산시장 인물에 장제국 동서대 총장 등 일부 카드가 무산되면서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하자, 서 시장 체제로 선거를 치르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부산시당 신년인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이길 만한 후보를 괴롭히는 경선은 하지 않는다"며 "의미 없는 경선을 하는 것은 지지율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서 시장에 대해 "처음에 (부산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경선을 이야기할 때는 현역 시장을 제압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우리가 부산시장 선거에 붐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중앙당 차원에서 준비를 했던 것"이라며 "1,2위 격차가 크면 경선이 의미가 없다. (그런 경선은) 하지 않는 게 우리 당의 전통"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또 바른정당에서 최근 한국당으로 복당한 김세연 의원이나 앞서 복당한 김무성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거나 "워낙 거물이 됐다"고 표현한 점 등에 미루어 서 시장에 무게추가 조금 더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남도지사 역시 후보 물망에 올랐던 박완수 한국당 의원이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시민과 약속한 국회의원직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 의원은 과거 홍 대표가 경남지사에 출마할 당시 당내 공천 과정에서 홍 대표와 경쟁구도를 형성한 인물로, 홍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필승카드'를 내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박 의원을 적극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구랍 27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박 의원은 100만 창원시민의 지지를 얻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나설 것을 직접 권유했다"고도 밝혔다.
앞서 경남지사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급부상한 '현역 카드'였던 박 의원까지 날아가면서 홍 대표는 당분간 새 카드 찾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출마를 종용해서 제가 대인(大人)이 됐다"고 자평한 뒤 "경남지사 후보는 대안이 있다"고 밝혀 홍 대표가 어떤 인물을 새로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1